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2026-02-19 18:43:35
윤석열(뒷줄 맨 왼쪽) 전 대통령과 김용현(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 전 국방부 장관 등이 1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의 혐의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 출석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김 전 장관에게는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연합뉴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1심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윤 전 대통령과 함께 내란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전직 군경 수뇌부도 중형에 처해졌다.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전 대통령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내란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3번째 대통령이 됐다. 1996년 전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지 30년 후 이에 버금가는 역사가 반복된 셈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19일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24년 12월 3일 윤 전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행위 등이 형법상 내란죄 성립 요건인 ‘국헌문란 목적’과 ‘폭동’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결과다. 내란 우두머리 법정형은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 3개뿐이다. 앞서 내란 특검(조은석 특별검사)은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같은 날 재판부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겐 징역 30년,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겐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과 함께 계엄을 설계하고 주도한 인물들로 꼽힌다.
비상계엄 관련 본류 사건으로 꼽힌 이번 재판은 1년 넘게 진행됐고, 비상계엄 선포를 내란죄로 인정하느냐가 핵심이었다. 재판부는 비상계엄 선포 자체는 내란죄로 볼 수 없다고 봤지만, 헌법기관 기능을 마비시키려는 목적이라면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국가 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키면 내란죄가 성립하는데, 재판부는 국회에 군대를 보낸 사실을 폭동이라 여겼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은 범행을 주도적으로 계획했고, 많은 사람을 범행에 관여시켰다”며 “비상계엄으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초래됐고, 피고인이 그 부분에 대해 사과의 뜻을 내비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이 국회에 군을 보내 봉쇄하고 주요 정치인 등을 체포하는 방법으로 국회 활동을 저지·마비시켜 국회가 상당 기간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하려는 목적을 내심 갖고 있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며 “군대를 보내 폭동을 일으킨 사실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일각에서는 윤 전 대통령에게 감형 사유가 없어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실제로 재판부는 선고기일에 윤 전 대통령이 별다른 사정 없이 법정에 출석하지 않은 점 등을 질타하기도 했다. 다만 재판부는 “아주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물리력 행사를 최대한 자제시키려 했고, 실탄 소지나 직접적 물리력과 폭력을 행사한 예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무기징역을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공모해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등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로 지난해 1월 26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전시·사변이나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징후 등이 없었음에도 비상계엄을 선포한 결과다.
또 계엄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며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주요 정치권 인사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 등을 체포·구금하려 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