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감독' 류승완의 '영화다움'

■ 재미의 조건/류승완·지승호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 2026-02-26 15:54:26

영화 '휴민트' 제작 현장의 류승완 감독. 은행나무 제공 영화 '휴민트' 제작 현장의 류승완 감독. 은행나무 제공
류승완 감독이 영화 '휴민트' 제작 현장에서 박정민 배우와 대화를 하고 있다. 은행나무 제공 류승완 감독이 영화 '휴민트' 제작 현장에서 박정민 배우와 대화를 하고 있다. 은행나무 제공

음엔 배우가 되고 싶었다. 성룡을 보며 액션 스타의 꿈을 꿨다. 고등학교 땐 미국의 70년대 영화에 빠져들었다. ‘로키’ ‘람보’ ‘코만도’ ‘델타 포스’ 비디오를 빌려 2박 3일간 몇 번이고 돌려봤다. 무술영화에서 배운 비정상적인 몸의 움직임, 액션영화가 품은 결기, 성룡 영화의 처절한 클라이맥스, 지금 보면 유치하고 후지지만, 그 모든 게 뿌리가 되었다.

우리나라 대표 영화감독 중 한 명인 류승완 감독의 어린 시절 이야기다. 2000년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장편영화 연출에 데뷔한 후 ‘부당거래’ ‘베를린’ ‘베테랑’ ‘군함도’ ‘모가디슈’ ‘밀수’까지 액션을 기반으로 한 영화로 잇달아 흥행에 성공한 감독이 신작 ‘휴민트’를 준비하며 다시 질문을 던졌다. 인터뷰어 지승호와 함께 엮은 대담집 <재미의 조건>이다.

영화를 보는 게 너무 좋아 영화 만드는 사람이 되었고, 이제는 앉은자리에서 두 번 보고 싶은 영화,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은 그에게 ‘재미’란 단순한 목표가 아니라 생존의 감각이자 전략이다. 책에는 재미의 조건을 포함해 류 감독이 생각하는 영화에 관한 모든 게 담겨있다. 그가 생각하는 좋은 영화, 영화 제작 현장에서 느끼는 감상과 어려움, 황정민 박정민 유아인 신세경 등 그의 영화에 출연한 배우에 대한 단상까지 단문으로 쉽게 읽히는 책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어린 시절 회상에서 비롯된 감독의 시선은 위기의 영화산업 현장으로 확장한다. 현실에 눈감은 감상적 희망에 빠지지 않으면서도 사뭇 비장하기까지 ‘천만 감독’의 각오가 가슴에 남는다. “영화다움을 지키기 위한 사투. 그게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싸움터다.” 류승완·지승호 지음/은행나무/314쪽/2만 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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