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인트' 중간점검①, 얼마나 만화를 찢고 나왔나, 주요 인물별 싱크로율

입력 : 2016-01-27 11:54:35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비에스투데이 김상혁 기자] 많은 우려 속에서 출발한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 시청률 6% 이상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이에 따라 웹툰을 드라마 속에서 얼마나 잘 표현해내고 있는지, 각 캐릭터는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 또 드라마는 웹툰의 어느 지점까지 왔는지 등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래서 해봤다. ‘치즈인더트랩’의 원작과 드라마의 비교분석을.
 
최근 많은 인기 속에서 방송 중인 월화드라마 tvN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은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했기에 지금의 화제성만큼이나 방송 전에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당시 온라인에는 ‘치인트’ 캐스팅 과정에서 많은 누리꾼들이 그 숫자만큼이나 많은 의견을 내놨다. 이때 ‘치어머니(치인트+시어머니)’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원작 팬들은 어떤 배우가 어떤 캐릭터를 연기할 것인지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8회까지 방송된 현재, 원작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을 보면 ‘만찢남녀(만화를 찢고 나온 남녀)’도 있고 아직 못찢고 나온 캐릭터도 있다. 주요 등장인물들이 얼마나 싱크로율을 구사하고 있는지 분석해봤다.
 
1. 작가님, 박해진 보고 유정 만들었죠? 유정 = 박해진

‘유정 역에 박해진‘은 일종의 정답 같은 느낌이었다. 드라마 제작 소식이 나오기 전부터 원작의 댓글창에는 “유정은 박해진이 하면 딱이다”라는 의견이 많았고, 만장일치에 가까운 지지를 얻었다. 이후 드라마화가 결정되고, 가장 먼저 유정 역의 박해진 캐스팅 소식이 들려오자 팬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드라마가 서서히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는 지금, 박해진은 극 중 외모로 보나 성격으로 보나 팬들의 만족감을 200% 채워주고 있다. 훤칠한 키에 훈훈한 외모, 환상 속에서나 나올 법한 대학 선배 모습은 오히려 원작자가 박해진을 보고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해도 믿을 정도.
 
이와 함께 치밀하고 계산적인 성격, 음험한 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많은 이들 앞에서는 드러내지 않는 본색, 그럴 때 마다 풍기는 차가운 분위기 등 내적인 연기까지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고 있다. ‘만찢남’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캐릭터다.
 
2. 정답은 아니지만 훌륭한 답. 홍설 ≒ 김고은
 
홍설 역에 김고은이 캐스팅 됐을 때 '치어머니'들은 고개를 저었다. 일단 홍설과 외모가 닮지 않았다. 헤어스타일이나 패션은 비슷하게 할 수 있더라도 원작과 다른 외모는 어찌할 수 없는 부분. 또 그동안 강한 역할을 주로 해왔던 김고은이었기에 밝으면서도 허당끼 있는 홍설을 잘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치어머니'들의 다양한 우려가 있었지만, 최근 김고은을 향한 논란은 찾아보기 힘들다. 8회를 지난 현재, 김고은은 행동과 성격에 있어 웹툰 속 홍설을 TV 속으로 그대로 옮겨왔고, 이런 부분이 외모적인 면을 덮었다. 
 
원작 초중반의 홍설은 착하면서도 인내하는 성격. ‘내가 참으면 다 행복하다’는 마음가짐으로 자신의 공부만 묵묵히 해왔다. 대략 절반이 방송된 드라마에서의 김고은도 똑같다.
 
유정과의 로맨스도 마찬가지. 홍설은 자신을 경멸하던 유정을 의심했으나 복학 후 여러 사건을 계기로 친해지고 사귀게 되는 모습이 원작과 드라마가 판박이다. 그 와중에 김고은은 홍설이 유정에 대한 의심을 품는 과정, 갑자기 친근하게 구는 것에 대한 혼란, 자신과 닮은 구석이 있음을 인정하는 모습 등을 디테일하게 표현해내 걱정을 한 번에 날려버렸다. 김고은의 홍설 역시 ‘만찢녀’라고 할 수 있다.
 
3. 이제부터 자신만의 백인호를 창조해낼 시간, 백인호 ≒ 서강준
 
훈훈한 외모에 큰 키, 겉으로는 활발해도 내면의 슬픔을 갖고 있는 표정. 서강준의 백인호 역 캐스팅 소식에 팬들은 살짝 고개를 갸우뚱 했다. 전체적인 외모는 비슷하긴 하지만 세세한 부분이 달랐기 때문.
 
원작의 백인호는 외국인으로 착각할 만큼 서구적인 외모다. 유정보다 키도 살짝 크고 어깨도 조금 더 넓은 편. 그래서 유정과 대립할 때 외적으로 보면 유정을 압박하는 분위기를 풍긴다. 세밀한 차이지만, 원작에서는 나름대로의 의미를 지녔다. 
 
지금까지 서강준은 백인호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풀어내고 있다. 거침없고 대범하지만 인내심은 부족한 성격, 홍설 옆에서는 부드럽고 장난스런 남자지만 유정 앞에서는 세상의 모든 분노를 혼자 터트리는 모습을 명확하게 구분지어 연기하며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서강준 만의 백인호가 필요하다. 백인호는 ‘치인트’ 7, 8회 부터 피아노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며 본격적인 자신만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인호가 피아노를 치지 못하게 된 원인은 유정. 하지만 그 구체적인 이유는 아직 원작에서도 다루지 않은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강준이 유정과 얽힌 백인호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원작을 뛰어넘는 인물이 될 수도 있다.

②에 계속

사진=웹툰 ‘치즈인더트랩’ 캡쳐, tvN ‘치즈인더트랩’ 방송 캡쳐

bstoday@busan.com

< 저작권자 ⓒ 비에스투데이(www.bstoday.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