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비판 및 감시 기능과 기업의 이윤 추구 논리가 공존할 수 있을까?
이석우 조인스 공동대표가 NHN엔터테인먼트의 사외이사로 내정됐다. 조인스닷컴으로 적을 옮기기 전 NHN, 카카오 등에서 쌓아온 IT분야 역량을 높게 평가, 사외이사 직책을 제안 받게 됐다고 한다.
이석우 대표 개인적으로 봤을 때 축하받아야 할 일이 분명하다. 법적인 차원에서도 문제될 것이 전혀 없다.
그러나 사회에서 언론에 부여하고 있는 엄정한 도덕적 잣대를 고려하면 이야기는 전혀 달라진다. 언론에는 사적 이익이 아닌, 공공의 이익을 지키라는 책무가 부여돼 있다.
이석우 대표는 중앙일보 등 조인스그룹의 방향을 좌우할 수 있는 인물이다. NHN엔터테인먼트 또한 IT, 게임 등의 사업을 포괄하는 대표적인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이 대표의 사외이사직 수락과 이를 제안한 NHN엔터테인먼트의 결정이 못내 아쉬운 이유도 이 때문이다.
통상 사외이사들은 사내이사와 마찬가지로 해당 기업 이사회에 참여, 그 회사의 주요 현안 결정에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는다.
이사진들의 결정권 행사로 한 회사의 방향성이 결정된다. 이어 먹이사슬처럼 촘촘히 연결된 이해관계자들의 유·불리도 이에 따라 엇갈린다. 또 사외이사들은 이에 따른 보상으로 상당한 활동비를 매달 통장으로 꼬박꼬박 받는다.
이는 곧 객관적이고 비판적 시각을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는, 언론인 본연의 자세를 희석시키는 잠재요소로 활용될 소지가 다분하다.
특히 유력 언론사를 움직일 수 있는 대표이사가 특정 기업의 현안에 대해 왈가왈부한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언론사 논조 퇴색, 대언론 로비 창구 등에 대한 우려를 낳기에 충분하다.
보다 원색적으로는 기업은 언론인 사외이사를 둠으로써 자사의 입장을 유리하게 포장하는 창구로 활용할 수 있고, 언론사는 확실히 보장된 수익원을 얻게 된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무릇 사내·외이사의 본디 역할은 기업가치 극대화를 실현하는 것이다. 이런 책무는 언론 독립성과 상충한다. 이런 이유로 현직 언론인의 사외이사 선임은 적절치 못하다는 것이 사회적인 시각이다.
언론은 사회의 공기(公器)로서의 건강한 역할에 충실해야한다. 그 역할을 다할 때 존재의 가치가 있다. 괜한 오해와 억측을 막기 위해서라도, 언론의 영향력이 갈수록 위축되는 난국을 깨기 위해서라도, 언론인의 자기 절제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석우 조인스 대표가 자신의 현재 위치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NHN엔터테인먼트 역시 좀 더 신중해질 것을 기대해본다.
비에스투데이 류세나 기자 bstoda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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