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상황 속에서 함께 위기를 극복 할수록 더욱 가까워진다.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 송중기와 송혜교가 그랬다.
17일 방송된 ‘태양의 후예’ 7회에서는 우르크에 찾아온 재난으로 엉망진창의 하루를 보내는 태백부대와 의료봉사팀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강모연(송혜교)은 의사로서의 책임을 다하며 구조현장에서 바쁜 하루를 보냈고, 한국으로 돌아갔던 유시진(송중기)은 우르크로 돌아와 현장을 지휘했다.
강모연과 유시진은 함께 위기를 극복해 나갔다. 유시진은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던 도중 강모연을 불러 자문을 구했다. 콘크리트에 깔린 사람과 철근에 가슴이 뚫린 사람, 둘 중 하나만을 구할 수 있는 상황 속에서 유시진은 의사인 강모연의 판단을 듣고자 했다. 하지만 강모연은 갈등했다. 한 사람은 살려야 했고, 한 사람은 그저 죽어가는 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기 때문.
이에 유시진은 강모연에게 “강선생은 내가 하는 일이 최선으로 보입니까. 구조 현장에 최선이란 없습니다. 그저 해결하는 겁니다. 눈앞에 닥친 문제들을”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엉망으로 뭐라도 하거나, 아무것도 못하고 죽거나입니다. 징징거릴 시간은 더 없고. 우리가 강선생한테 바라는 건 의사의 진단일 뿐. 그러니까 진단했으면 답해요. 의사로서”라고 차갑게 말했다.
결국 모연은 선택했다. 콘크리트에 깔려 다리가 괴사한 한국인 노동자가 아닌, 철근에 가슴이 뚫린 외국인 노동자를 택해 그를 살려냈다.
하지만 강모연은 늦은 밤 죽은 자들을 위한 향을 피우고 숨죽여 울었다. 자신이 살리지 못한, 죽어간 사람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고 유시진은 그 모습을 지켜봤다. 유시진은 강모연의 곁에서 그녀를 위로하진 않았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진심을 전하며 강모연에게 한 발자국 더 다가갔다.
유시진은 강모연에게 “되게 보고 싶더라”며 “무슨 짓을 해도 생각나더라. 술도 마시고 다 해봤는데 그래도 너무 보고 싶던데”라고 고백했다. 이어 “생각지도 못했던 얘깁니까? 그럼 생각해봐요. 이건 진담이니까”라고 말했다.
더욱 가까워진 것은 강모연과 유시진 뿐만이 아니었다. 한국으로 갔다가 다시 우르크로 복귀한 서대영(진구)과 그를 애타게 그리워하던 윤명주(김지원) 또한 서로의 마음을 다시 확인하며 가까워졌다.
윤명주는 세수를 한 뒤 가만히 있는 서대영에게 다가가 그의 얼굴을 닦아줬다. 이어 윤명주는 “여기 온 거 서대영 의지입니까, 아빠 명령입니까?”라고 물었고, 대영은 “가장 위험한 현장에 가장 유능한 병력을 보내는게 지휘관의 책임”이라고 대답을 회피했다. 그러나 윤명주는 끈질기게 물었다.
윤명주는 “당신은 어땠는데. 내가 무사하지 않았으면 어땠을 것 같은데?”라고 따지듯 물었다. 이에 서대영은 “너한테서 도망쳤던 모든 시간들을 후회했겠지”라고 애틋하게 답했다. 그리고 서대영은 윤명주를 와락 끌어안으며 그녀를 향한 포기하지 않은 자신의 마음을 내비쳤다.
이처럼 이날 방송은 유시진 강모연, 서대영 윤명주 커플이 재난 상황 속에서 한 층 더 가까워지는 모습을 그려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이들은 사람을 살리고 구하려는 의사, 군인으로서의 책임감을 내비쳤던 것.
강모연 뿐만 아니라 의사로서 점차 각성하는 이치훈(온유)이나, 자신의 힘으로 사람을 살렸다는 사실에 기뻐하는 김기범(김민석)의 모습은 묘한 뭉클함을 자아냈다. 더군다나 급박한 재난 현장을 사실감 있게 그려내, 그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앞으로 어떤 전개가 펼쳐지게 될지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사진=KBS2 ‘태양의 후예’ 방송 캡처
유은영 기자 ey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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