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 회장이 그룹의 모든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CJ주식회사와 CJ제일제당은 18일 주주총회를 열어 이재현 회장을 대신해 신현재 CJ주식회사 경영총괄 부사장, 허민회 CJ제일제당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을 각각 사내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재현 회장은 지주사인 CJ주식회사와 CJ제일제당의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면서 그룹 내 모든 등기이사직을 내려놓게 됐다. 또 이제 CJ그룹의 앞날 또한 더욱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이 회장은 1994년 CJ제일제당 등기이사로 등재된 이후 회사를 종합생활문화그룹으로 변신시키며 20배 이상 성장시켰다.
이 회장 이후 그룹 승계 작업에 대해서도 여러 관측이 있지만, 아직은 이르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현재 이 회장의 딸 이경후(31) 씨는 남편 정종환(36) 씨와 함께 CJ그룹 미주법인에서 근무하고 있다.
아들 이선호(26) 씨는 CJ제일제당에서 일하고 있다. 경후 씨와 선호 씨는 최근 각각 부장, 과장으로 승진했다.
그룹 관계자는 "아직 자녀들의 나이가 어리다. 현장수업을 더 받아야 한다. (경영권) 승계를 거론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파격 승진 보다는, 차근차근 단계를 거칠 것"라고 밝혔다.
CJ는 손경식 회장과 이채욱 부회장이 이끄는 그룹경영위원회 중심으로 계열사별 책임경영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비리 혐의로 기소된 이재현 회장은 지난해 12월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으며, 현재 대법원에 재상고하고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 회장은 신장이식 수술에 따른 거부반응과 면역억제제 부작용 등으로 구속집행정지 상태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있다. 실형 선고 이후 건강이 더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규 기자 4067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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