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 송중기, 특전사 알파팀인가요 알파고인가요?(리뷰)

입력 : 2016-03-25 08: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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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게 너무 완벽해서 이상하지 않은가.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송중기가 그렇다. 능력까지 갖춘데다 능청스러운 매력까지 장착, 그리고 모든 싸움에 능해 절대 죽을 것 같지도 않다. 하지만 이제는 ‘멋있다’ 보다 ‘정말 저럴 수 있을까’ 싶은 의구심이 샘솟는다.
 
24일 방송된 ‘태양의 후예’ 10회에서는 유시진(송중기)이 아구스(데이비드 맥기니스) 일당으로부터 파티마라는 소녀를 구출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파티마는 아구스 일당으로부터 도망쳤고, 아구스를 총으로 쏜 뒤 유시진과 강모연(송혜교)에게로 도망쳤다. 하지만 강모연은 의사로서의 사명감 때문에 아구스를 살렸고, 이 때문에 파티마의 미움을 받게 됐다.
 
하지만 강모연은 파티마를 포기하지 않았다. 파티마가 마약성 진통제를 훔쳐 달아난 사실을 안 뒤에는 유시진과 함께 그녀를 찾기 위해 달려갔다. 그들이 달려간 곳에는 아구스 일당이 있었다.
 
유시진은 파티마를 구하겠다고 덤벼든 강모연을 위해 아구스 일당과 맞서 싸웠다. 특전사 알파팀의 팀장이자 대위인 그는 각종 작전에 투입된 베테랑.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총을 든 여섯 명의 적들을 모두 물리칠 수 있을까?
 
분명히 위험한 상황에 봉착한 유시진이었지만 그는 총을 든 여섯 장정들을 상대로 현란한 몸짓을 선보였다. 순식간에 적들을 하나 둘씩 제압하는 것은 물론, 총상 하나 입지 않았다. 더군다나 그는 민간인 여자 둘(강모연과 파티마)을 구해내기까지 했다. 강모연과 파티마도 유시진과 마찬가지로 다친 곳이 하나도 없었다.
 
이는 아무리 유시진이 특전사라고 해도 가능할까 싶은 의문을 자아낸다. 특히나 유시진이 적들의 공세를 피하는 모습은 인공지능 알파고를 떠올리게끔 했다. 미리 적들의 행동을 몇 수 앞 내다보는 행동을 취하는 것은 물론, 자신이 살아 돌아갈 수 있음을 확신하는 여유까지.
 
강모연의 패기 넘치는 행동 또한 다소 현실성이 떨어진다. 총알이 난무하는 상황 속에서 호기롭게도 차를 몰고 들어와 유시진과 파티마를 태워 나갔다.
 
과연 유시진이 파티마를 구해내는 상황이 필요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다. 아직 아구스와 풀어내지 못한 사연들이 남아 있긴 하지만, 강모연과의 로맨스를 진행시키기 위해 첨가된 설정과 상황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태양의 후예’는 전반적으로 어떤 상황이 발생해 각 인물들의 감정이 심화된다기 보다는, 인물들의 감정에 설득력을 부여하거나 각 커플의 사랑을 심화시키기 위해 위험한 상황들을 펼쳐놓는다는 인상을 남기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유시진의 행동은 나쁜 수다. 물론 여심을 저격하는 눈빛과 모든 것을 무찔러 낼 수 있을 듯한 백마탄 왕자님 같은 모습은 설렘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그것이 언제까지고 ‘송중기가 개연성’이라는 말처럼 ‘태양의 후예’에 개연성을 부여해 주진 않는다.
 
사진=KBS2 ‘태양의 후예’ 방송 캡처
 
유은영 기자 ey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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