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 의붓딸 암매장 계부, 최면수사 실패…"방어기제 강해 최면 안 걸려"

입력 : 2016-03-25 09: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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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암매장 30대 아버지. 사진-연합뉴스

충북 청주 4세 여아 암매장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숨진 승아양의 시신을 찾기 위해 진행한 최면수사에서 안모(사망 당시 4살)양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계부 안씨(39)가 의식적으로 최면을 거부, 지금까지의 진술 상당 부분이 ‘거짓’일 수 있다는 수사관 의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경찰은 안씨의 진술에 의존헤 숨진 안양 시신 수습에 나섰다가 발굴에 실패, 안씨가 시신 유기 장소를 속일 수 있다고 판단해 지난 24일 오후 경찰청 본청과 충북지방경찰청 소속 최면 수사관 2명을 동원 안씨를 상대로 최면 수사를 벌였다.
 
그의 주장대로 안양의 시신을 실제 진천 야산에 묻었는지 등을 확인하고 수색 재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오후 2시부터 무려 5시간에 걸친 최면수사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안씨의 방어기제가 강해 소용이 없었다는 게 경찰의 전언이다.
 
경찰 관계자는 "(계부 안씨의)멘탈이 강해 심리적 동요가 없다"며 "일부러 최면에 걸려들지 않으려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최면 수사관들 역시 "안씨 진술 상당 부분이 거짓말"이라는 소견을 냈다.
 
사실 안씨의 '철벽 멘탈'은 이미 경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그는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지난 18일 아내 한모(36)씨가 자살하면서 안양 시신 유기 사실이 드러나 경찰에 체포된 이후 줄곧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지난 18일 긴급체포된 뒤 마치 경찰에 붙잡힐 것을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내내 침착하고 담담해했다. 4차 진술조사까지는 거의 '예'와 '아니오' 식으로 단답형 대답만 하며 냉정한 모습을 유지했다. 프로파일러 조사 때는 여유 있게 미소를 지어 보이기도 했다.
 
암매장 안양 시신 발굴 현장에서는 "왜 제대로 못 파느냐"면서 경찰을 당황하게 하기도 했다. 그런 안씨를 조사한 프로파일러들은 "거짓말을 잘하고, 임기응변에 능하다"고 진단했다. 
  
경찰은 애초 사흘 만인 25일 안양 시신 암매장 장소로 진천 야산을 지목하는 안씨의 진술에 의존, 발굴 작업을 재개하려 했으나 최면 수사에서도 거짓 반응이 나옴에 따라 수색 재개를 보류했다. 
 
사진=부산일보DB
  
박홍규 기자 4067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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