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준 검사장의 넥슨 주식 대박 논란에 대해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6일 소명요구서를 발송한데 이어, 청와대가 진상 규명이 먼저라고 밝혀 이번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청와대는 7일 진경준 검사장 주식 대박 논란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선(先) 진상규명, 후(後) 법과 원칙에 따른 처리'라는 내부 건의를 그대로 시행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진상 조사 뒤 사표를 수리할지를 따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또 "공직자윤리위에서 진상 조사에 착수한 만큼 빠르게 의혹을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진 검사장이)사표를 제출했지만, 의혹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사표수리를 보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경준 논란으로 인해 넥슨 네이버 등 IT.게임 업계 서울대 출신 경영진들의 묘한 인연이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86학번 동기로 비슷한 시기에 인터넷 사업을 시작했다. 이들은 카이스트에서도 기숙사 룸메이트로 지낸 후 평생의 친구로 발전하게 된다.
김정주 회장은 1990년대 후반 이해진 의장으로부터 서버 유지 관리 등의 용역대가로 네이버의 전신인 NHN 지분을 넘겨받았다. 이때 넥슨 보유 NHN 지분이 일시적으로 5%를 넘어서 사업적 밀월관계도 이어졌다.
NHN 역시 넥슨 자회사인 엠플레이의 지분을 30% 보유해 2000년대 초반엔 '넥슨과 NHN의 합병설'이 업계 단골 메뉴이기도 했다.
이런 묘한 인연은 최근 진경준 검사장과 함께 주식을 함께 샀던 인물이 김상헌 네이버 대표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05년 이전 진 검사장이 서울대 86학번 동기인 김정주 대표에게 서울대 법대 4년 선배인 김상헌 대표를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상헌 대표는 LG그룹 법무 임원으로 재직 중 이었다.
이후 김정주 대표가 김상헌 대표를 이해진 네이버 의장에게 소개했고 그 인연으로 김상헌 대표가 네이버로 이직했다. 결국 김정주 회장과 이해진 의장의 인연이 진경준 본부장과 김상헌 대표로 이어진 것이다.
또 이런 묘한 인연은 2008년부터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였다가 현재 자회사 라인으로 옮긴 황인준 부사장과도 연결된다.
황인준 부사장은 넥슨 공동대표까지 지낸 권준모 현 네시삼십삼분(433) 의장의 손위 처남이다. 특히 황 부사장의 부친이자 권준모 의장의 장인은 고 황석연 전 서울형사지법 부장판사인데, 김정주 회장의 부친인 김교창 법무법인 정률 고문변호사의 법조계 인맥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법조계 인맥과 정보통신(IT) 업계의 인맥이 네이버와 넥슨을 중심으로 결합된 셈이다.
이에 대해 게임업계 실무 관계자들은 "이번 논란은 진경준 개인의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IT라는 화려함 뒤에 보통 직원들은 상상할 수 없는, 화려한 리그가 숨어있는 듯 하다. 대다수의 IT. 게임 회사 직원들은 순수한 열정으로 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이번 논란이 업계 전반으로 퍼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박홍규 기자 4067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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