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최대 피해자를 낸 옥시레킷벤키저의 실험 보고서를 뒷돈을 받고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대 교수가 긴급 체포됐다.
 
검찰은 4일 대학 연구실에 있던 서울대 수의과대 조모(57) 교수를 긴급 체포해 조사 중이다.
 
이에 앞서 검찰은 4일 조모 교수와 호서대 유모(61) 교수의 연구실을 압수수색해 실험일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이들은 옥시의 의뢰를 받아 사측의 요구대로 '가습기 살균제와 폐 손상 간 인과관계는 명확하지 않다'는 연구보고서를 쓴 뒤 거액의 연구용역비를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옥시는 지난 2011년 가습기 살균제가 폐 손상 위험 요인으로 지목한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를 반박하고자 두 교수에게 원료물질인 폴릭헥사메틸렌구아나딘(PHMG) 흡입독성 실험을 의뢰했다. 조 교수와 유 교수는 독성학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권위자로 손꼽힌다.
 
옥시는 연구용역비로 서울대에는 2억 5천만원, 호서대에는 1억원을 지급했다. 이와 별도로 두 교수의 개인계좌로도 각각 수천만원의 자문료를 이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옥시와 두 교수가 독성실험 결과가 원하는대로 나오도록 실험 조건을 통제했는지, 데이터를 조작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특히 검찰은 두 교수가 받은 돈의 대가성 여부를 면밀히 따져보고 있다. 대가성이 확인되면 국립대 교수로 공무원 신분인 조 교수는 뇌물수수, 사립대 소속인 윤 교수는 배임수재 혐의가 각각 적용된다.
 
경찰은 빠르면 5일 조 교수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유 교수도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부를 예정이다.
 
사진=부산일보 DB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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