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가수 겸 방송인 조영남(71)씨의 화투 소재 그림에 대해 수사에 나선 검찰을 비난했다.
진중권 교수는 17일 '그림 대작' 의혹으로 검찰이 가수 조영남씨의 갤러리 등을 압수수색한 것과 관련,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조영남 대작 사건. 재미있는 사건이 터졌네"라면서 "검찰에서 '사기죄'로 수색에 들어갔다는데, 오버액션입니다"라고 말했다.
진교수는 "다소 이상하게 들릴지 몰라도, 개념미술과 팝아트 이후 작가는 컨셉만 제공하고, 물리적 실행은 다른 이에게 맡기는 게 꽤 일반화한 관행"이라며 "앤디 워홀은 '나는 그림 같은 거 직접 그리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자랑하고 다녔죠. 그림이 완성되면 한번 보기는 했다고 합디다. 미니멀리스트나 개념미술가들도 실행은 철공소나 작업장에 맡겼죠"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핵심은 컨셉입니다. 작품의 컨셉을 누가 제공했느냐죠. 그것을 제공한 사람이 조영남이라면 별 문제 없는 것이고, 그 컨셉마저 다른 이가 제공한 것이라면 대작이지요"라면서 "하지만 미술에 대한 대중의 과념은 고루하기에, 여론재판으로 매장하기 딱 좋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영남이 훌륭한 작가는 아니죠. 그림 값은 그의 작품의 미적 가치보다는 다른 데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봐야죠. 그림값이 그렇게 높은 편도 아닙니다. 웬만한 작가들 다 그 정도는 받아요."라면서 "다만 이 분 작품은 그리는 족족 팔리나 봅니다"라고 덧붙였다.
진교수는 "일단 원칙적으로는 큰 문제는 없는데... 세세하게 따지고 들어가면 애매하게 경계선 양쪽에 걸리는 부분이 없지는 않죠. 그건 좀 복잡한 논의가 필요합니다"라면서 "아무튼 그 부분은 검찰이 나설 일이 아니라 미술계에서 논쟁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사진=부산일보DB
온라인이슈팀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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