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가씨'가 제69회 칸 영화제 필름 마켓에서 175개국에 판매됐다. 한국영화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이다.
'아가씨'는 지난해 11월 아메리카 필름 마켓, 올 2월 유러피안 필름 마켓, 3월 홍콩 필름 마켓 등을 통해 120개 국가와 선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이번 칸 영화제 마켓을 통해 55개국이 추가되면서 한국 영화 최다 판매 기록을 갈아치운 것. 종전 한국영화 최다 국가 판매 기록은 '설국열차'의 167개국이다.
'설국열차'는 크리스 에반스, 틸다 스윈튼 등 해외 유명 배우가 출연하는 영어 영화라는 점에서 해외 판매 장벽이 다른 한국영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던 반면, '아가씨'는 한국 배우들이 출연하고 한국어로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아가씨'는 미국 캐나다 등 북미 국가와 멕시코 브라질 등 중남미 지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베네룩스 3국(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스칸디나비아 5국(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아이슬란드), 폴란드 헝가리 그리스 터키 러시아 및 구 유고 연방 국가 등 유럽 대부분 국가에 판매됐다. 또 인도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 호주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국가인 알제리 모로코 등 전 세계 6개 대륙에 모두 판매됐다.
CJ E&M 영화사업부문 김성은 해외사업부장은 "이미 칸 영화제 이전 7분 하이라이트 영상과 영문 대본만을 보고 영화를 구매한 120개국 바이어들 역시 칸에서 영화를 직접 본 후 자국에서의 흥행 성공을 조심스럽게 점치는 분위기"라며 "박찬욱 감독이 지닌 세계적인 인지도와 영화적 완성도에 대한 만족감이 전례 없는 규모의 해외 판매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아가씨'의 프랑스 배급사인 조커스 필름(Jokers Film)의 마뉴엘 시셰(Manuel Chiche) 대표는 영화를 관람한 후 "이 영화는 걸작이다. 박찬욱은 후세에게 영화적 경험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감독이다. 박찬욱 감독은 모순과 억압, 지배와 기만 등 인간들이 마주하는 요소들을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그려내는 거장이다. 이러한 모든 것들이 잘 반영된 정수와도 같은 작품"이라고 평했다.
해외 개봉 일정 역시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 배급사인 아마존 스튜디오(Amazon Studio)와 매그놀리아(Magnolia)는 올해 9월, 조커스 필름은 10월 초로 계획 중이다.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받은 하녀와 아가씨의 후견인까지,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6월 1일 국내 개봉된다.
사진=모호필름 제공
황성운 기자 jabo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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