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대표 임지훈)가 한 때 잘 나갔던 게임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다시 뛴다.
안으로는 게임 퍼블리싱, 카카오게임 AD+ 등 신규 프로젝트 추진을 통해 사업모델 전면을 개편하고, 밖으로는 게임 자회사 엔진을 앞세워 해외진출 및 게임사 투자, 또 이를 통한 우수 IP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양상이다.
카카오의 이 같은 게임 필승전략은 작년 11월 게임사업을 총괄하는 최고게임책임자(CGO) 직책을 신설하고, 이 자리에 남궁훈 엔진 대표를 선임하면부터 본격화됐다.
또 이에 앞서 게임 자회사 다음게임을 또 다른 게임 자회사 엔진으로 흡수합병하는 안을 결정하는 등 게임사업 시너지를 결집하기 위한 일원화 작업도 사전에 끝마쳤다.
◆ 카카오는 '하드웨어' vs 자회사 엔진은 '소프트웨어' 집중戰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본사는 최근 게임사업 외형 및 시스템 구축을 위한 하드웨어 작업에, 자회사인 엔진은 게임 서비스와 우수 게임 라인업 확보를 위한 소프트웨어 작업에 골몰하고 있다.
엔진은 이날 공식자료를 통해 중국계 모바일게임사 룽투코리아에 포괄적 사업전개를 바탕으로 하는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엔진은 룽투코리아가 발행하는 100억원 규모 전환사채 및 유상증자에 참여해 4% 미만의 지분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 계약을 통해 엔진은 룽투코리아가 확보하고 있는 모바일게임 국내 라인업 일부에 대한 공동 퍼블리싱 사업을 진행, 다양한 게임 타이틀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특히 룽투게임즈 중국 본사에서 개발 및 서비스중인 현지 대작 타이틀 다수가 룽투코리아 라인업으로 확정된 상태라는 점에서 엔진 측은 이번 제휴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또 앞서 엔진은 유료 모바일게임 '스타 나이트'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는 인디게임사 레프트 라이트에도 투자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등 게임 IP와 개발력 확대에 적잖은 공을 들이고 있음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이와 동시에 카카오 본사도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게임사업 재건을 위한 신규 사업들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그간 카카오 플랫폼을 빌려주는 형태의 게임 채널링 사업만을 영위해왔다면 6월부터는 게임을 직접 운영하고 서비스하는 퍼블리싱(카카오게임S) 형태로 본격적인 게임 배급에 나선다. 카카오를 통해 퍼블리싱되는 게임들은 매출의 21%에 해당하는 카카오 플랫폼 수수료가 면제되고 퍼블리싱 비용만 지불하게 되는 구조다.
또 7월부터는 모바일게임에 광고를 접목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인 '카카오게임 AD+'를 정식으로 론칭하고, 이를 통해 게임 개발사들이 게임 아이템 과금과 별도로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길을 열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게임 AD+ 파트너에게는 월 게임 유료화 모델 매출액 기준 월 3000만원 이하는 수수료 0%, 3000만~1억원은 14%, 1억원 초과 시 21%의 수수료를 차등 적용한다.
◆ 카카오의 당근정책, 脫카카오 행렬 끊어낼 지 관심
카카오가 게임사업의 전면적인 개편을 준비하게 된 배경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탈(脫) 카카오'가 꼽힌다.
모바일게임의 대중화를 이끌어 낸 카카오의 아성에도 불구하고 약 2~3년 전부터 대형 게임기업들이 카카오게임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게임을 선보이는 이른 바 '탈 카카오' 정책을 펼치면서 이에 대한 타개책을 내놓은 것.
카카오게임 플랫폼의 경우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 '모두의 마블' 등 캐주얼게임을 중심으로 성장, 비(非) 게이머를 모바일게임으로 끌어들이는 데는 주효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헤비유저를 대상으로 한 RPG 장르의 흥행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견해들이 속속 나오면서 탈 카카오 현상이 빚어져왔다.
실제 카카오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하던 게임부문 매출은 작년 3분기 기준 22%로 내려 앉았으며, 비중있는 신작 게임을 출시하기보다는 기존 인기 타이틀 실적에 의존하면서 서비스를 이어왔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이런 가운데 작년 9월 핀콘, 넵튠, 드라이어드 등 다수의 유망 벤처 게임기업 투자를 주도해 온 임지훈 대표가 카카오 신임 대표에 취임하면서 게임사업 재정비 불씨를 지폈다는 분석이다.
실제 CGO 직책 신설과 남궁훈 대표 영입도 임지훈 대표가 직접 나서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카카오의 게임사업 전권은 남궁훈 대표가 넘겨 받아 비즈니스 모델 설계부터 개발사 투자 등 사업 일체를 챙기고 있다.
카카오 게임사업 외에도 남궁 대표가 이끌고 있는 또 하나의 게임 본진인 엔진은 '검은사막'으로 대표되는 온라인게임과 함께 모바일게임, 인디게임, 스마트TV 등 카카오가 침투하지 못한 미개척 시장을 공략해 나가고 있어 앞으로 카카오 게임그룹이 보여줄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최근 많은 게임 개발사들이 카카오게임에 관심을 갖고 동참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 카카오게임으로 출시된 신작 RPG 들이 좋은 흥행 성적을 기록하면서 하드코어 게임 개발사들의 문의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격적인 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통해 액션 RPG, MMORPG는 물론 FPS, TPS 등 다양한 장르의 라인업 확보로 (캐주얼게임은 물론) 하드코어 게이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프리미엄 대작 게임들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류세나 기자 cream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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