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움 속에서 빛나는 카리스마야말로 무서운 법이다. 배우 지성은 SBS 수목드라마 '딴따라'에서 사랑하는 여자를 향한 부드러움, 그리고 일을 추진하는 데 있어 선보이는 카리스마로 60분을 휘어잡았다. 지성만이 표현해낼 수 있는 모습이었다.
26일 방송된 '딴따라' 12회에서는 케이탑 엔터테인먼트 이준석(전노민)과 김주한(허준석)을 향한 복수의 칼날을 제대로 갈기 시작한 신석호(지성)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신석호는 김주한과 이지영(윤서)을 압박하는 한편 정그린(혜리)과는 핑크빛 로맨스를 그려나갔다.
지영은 자신이 내처질 위기에 처하자 주한을 찾아가 동영상을 보여줬다. 해당 동영상에는 조하늘(강민혁)을 향해 주한이 각목을 휘두르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를 보여준 지영은 “분명히 말해 둘 게 있다”면서 “지누(안효섭)처럼 조용히 묻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녀는 “혼자는 안 죽어. 열쇠 고리 물어봤었죠? 이제 알겠어요? 날 버리면 어떻게 되는지?”라고 덧붙였다. 이에 주한은 지영과 준석의 압박에 더욱 분노했다.
승기를 잡은 듯 보이던 지영이었지만 석호 앞에서는 그녀 또한 어쩔 수 없었다. 지영을 찾아간 석호는 “지누처럼 안 당한다”고 말하는 그녀에게 “넌 어차피 구제 안돼”라며 “넌 이미 매장이야. 현실을 직시해. 오늘의 포인트는 손해배상액이라도 건지자는 거야. 그 동영상 어떻게 활용해야 거지꼴을 면할 수 있을까. 나한테 넘겨”라고 말했다. 이어 석호는 지영이 지누를 끌어안고 움직이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여주며 다음 날 밤 12시까지 동영상을 달라고 말했다. 그는 “그때까지 연락 없으면 이 사진이 인터넷에 도배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조용조용한 말투, 하지만 단호한 눈빛으로 자신의 의지를 전달한 석호였다. 딴따라 밴드를 이끄는 망고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자 그들의 든든한 지원자로서 무엇이든 해내야 하는 석호이기에, 그가 보여준 카리스마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동시에 그는 사랑에 빠진 남자였다. 그린 앞에서는 수줍고도 부드러운 모습으로 변했다. 빗속에서 그린을 만난 석호는 그녀와 시간을 보냈다. 석호는 그린에게 하늘과 가족으로 함께 살게 된 이유를 물었다. 이어 석호는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으며 “한 번 울고 나면 괜찮아진다”고 말하는 그린에게 “이제부터 울고 싶을 때 전화해. 옆에 있어줄게. 우산은 못 돼줘도 옆에 있어 줄게”라고 다정하게 말했다. 석호의 말에 “든든하다”며 웃은 그린은 집으로 돌아와서도 그의 말을 떠올리며 행복해했다.
석호는 본격적으로 그린에게 마음을 열어 가고 있었다. 그린을 바라볼 때만 카리스마를 벗어던지고 무장해제 됐기 때문. 특히 그린이 어디로 갔는지 걱정하던 석호는 낯선 사랑이라는 감정에 기분 좋은 표정을 짓기도 했다.
석호는 밴드 멤버들의 숙소 앞에서 서성거리다가 그린을 만났다. 그린은 “대표님 얼굴을 보니까 피곤이 싹 날아간다”며 “산책할래요?”라고 활짝 웃었다. 그런 그린이 고마웠던 석호는 “바빠도 하루 한 번은 얼굴을 보자”고 고백해 설렘을 안겼다. 그린 또한 “대표님 바쁘신 거 같아서 바로 집으로 왔는데, 바빠도 하루에 한 번은 꼭 얼굴 봐요”라고 화답했다.
이처럼 신석호를 연기한 지성은 일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는 진지한 카리스마를 드러내다가도 사랑하는 여인 앞에서는 한없이 부드럽고 다정한 남자로 변했다. 특히 이렇게 변화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 몰입도를 높였으며, 그린을 향한 사랑의 감정도 애틋하면서도 귀엽게 표현해내 여심 저격에 성공했다.
“연애를 해봤어야 알지”라고 말하면서 좋아하는 여자의 집 앞을 서성이는 모습은 거칠고 장난스럽기만 했던 석호에게서 볼 수 없던 새로운 모습이었던 것. 점차 짙어지는 핑크빛 로맨스 기류 속에서 석호와 그린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을지, 또 이 과정에서 지성은 어떤 연기로 설렘을 배가할지 기대를 모은다.
석호 뿐만 아니라 나연수(이태선) 또한 사랑하는 여자를 향한 다정한 배려가 돋보였다. 이날 나연수는 첫 사랑이자 찬희의 엄마인 가은(김소혜)을 만났다. 가은은 결혼을 앞두고 있었으며, 찬희가 어떻게 자랐을지 궁금해 찾아왔던 것.
이에 연수는 찬희와 함께 가은을 만나러 갔다. 특히 연수는 가은에게 "왜 떠났냐"고 묻다가도 힘들어서 떠났다는 그녀에게 "내가 널 사랑하기엔 너무 가난했구나"라고 말했다. 그는 "미안해 하지마. 가난하고 무능했던 그때 내가 너무 미안하다"며 "네가 왜 못된 여자야. 한창 피어나는 널 꺾어버린 것 같아서 미안한데. 가은아, 찬희 건강하게 잘 크니까 나도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잘 사니까. 이제 편하게 살아. 찬희 보고 싶으면 언제라도 와서 보고"라고 덧붙였다.
사진=SBS ‘딴따라’ 방송 캡처
유은영 기자 ey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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