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들이 편안한 일상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네덜란드 호그벡 마을이 공개됐다.
29일 방송된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는 6층 짜리 건물이었던 요양원이 마을로 탈바꿈하게 된 이야기를 다뤘다.
1992년, 한 요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던 여자는 자신의 아버지가 심장 마비로 사망 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가 요양원에서 돌아가시지 않은 것을 감사하게 여겼고, 이후 상사에게 마을의 형태로 요양원을 운영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환자들에게도 자신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던 것.
이에 그녀가 일하던 요양원은 6층 짜리로 이뤄져 있던 건물을 마을 형태로 탈바꿈 했다. 이 때문에 주민 400여명이 거주하고, 쇼핑센터, 극장, 대형마트, 레스토랑, 문화센터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갖춰진 호그벡 마을이 탄생했다. 호그벡 마을은 세상의 작은 축소판이지만, 환자들은 이곳이 요양원이라는 사실을 모르게끔 했다.
또 호그벡 마을은 주민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높은 건물로 빽빽하게 둘러싸여 있다. 출입구는 3중으로 단 한 곳에 만들어져 있고 직원들이 출입을 철저하게 통제했다. 무엇보다 특이한 점은 마을 곳곳에 숨어 있는 의료진.
우체부 마트직원 레스토랑 웨이터까지 250여명 주민들 모두 요양전문 간호사와 노인병 전문의들이었다. 다양한 직업으로 위장한 의사와 간호사들은 수시로 주민들의 상태를 확인했다. 문제가 발생할 경우엔 즉각 대처했다. 이처럼 철저한 관리와 자유로운 생활 보장으로 자신이 환자라는 사실을 모른 채 평범한 생활을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호그백 마을이 환자들의 알 권리를 침해했다는 논란도 일었다. 그러나 공간의 자유로움 때문인지 호그벡 주민들은 모두 약물 사용량이 줄었고 더 오래 살 수 있었다고.
영화 '트루먼쇼'를 연상케 하듯 다양한 직업으로 변장한 의료진들과 치매 환자들. 수많은 유럽 국가에서 호그벡을 모델로 한 치매 마을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사진=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방송 캡처
유은영 기자 ey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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