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00대 기업 중 여성 차별이 가장 적은 곳은 포탈사이트 '네이버'와 의류업체 '한세실업'인 것으로 조사됐다. 두 회사는 근속연수, 연봉, 고용률, 임원비율 등 다방면에서 남성 직원과 여성 직원간의 격차가 가장 적었다.
업종별로는 생활용품, 제약, 은행 업종에서 성별 불균형이 낮았다. 반면 석유화학, 철강, 조선·기계·설비 등 전통적 남성 중심 업종에서는 불균형이 높게 나타났다.
사단법인 미래포럼(이사장 조형)과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30일 발표한 2013~2015년 매출 기준 국내 500대 기업의 성별다양성지수 분석 결과에 따르면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곳은 네이버와 한세실업으로 집계됐다. 두 회사는 77점으로 공동 1위에 올랐다.
직원수 500명 이상 243개 대기업이 조사 대상이었다. 성별다양성지수는 ▲근속연수 ▲연봉 ▲고용증가율 ▲고용비중 ▲임원비율 등 5개 항목에서 남녀직원 간 불균형정도를 측정한 값이다.
항목당 20점씩 총 100점으로 업계 및 기업 간 평균치와 비교해 남녀 격차가 적을 수록 높은 점수가 부여됐다.
이 회사들의 성별 다양성지수 평균은 52.1점이었다. 이들 기업들의 3년간 평균 점수는 순서대로 51.7점, 51.9점, 52.1점으로 큰 변화는 없었다.
네이버는 여성임원비율에서 만점, 연봉 항목에서 17점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해 기준 네이버의 여성 임원은 45명 중 7명으로 15.6% 비율이었다. 이는 500대 기업 평균 2.6%보다 6배 높은 수치다.
여성 직원의 평균 연봉은 5천910만 원으로 남성(7천390만 원)의 80% 수준이었다. 이 역시 61%인 전체 평균보다 19%포인트 이상 높다.
한세실업은 여성임원비율과 여성고용비중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임원비중은 만점, 여성고용비중(56.4%)은 전체 평균의 2배 가까운 수치로 19점을 받았다. 지난해 기준 여성 임원은 15명 중 3명, 여성 직원은 전체 직원 688명 중 377명이었다.
2위는 이랜드리테일(76.5점)이었고 3~6위는 CJ E&M(76점), 이랜드월드(75점),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74.5점), 신세계인터내셔날(74점) 순이었다. 이어 한미약품(71.5점), 아모레퍼시픽·CJ CGV(각 70점), 코웨이·태평양물산(각 69.5점), 현대그린푸드(69점) 등이 TOP 10'에 올랐다.
이중 네이버는 2013년에도 1위에 오르는 등 3년 연속 'TOP 10'에서 빠지지 않았다. 한세실업 역시 3년 간 6위, 5위, 1위로 계속 순위를 올렸다.
반면 성별다양성지수가 가장 낮은 기업은 고려아연잉었다. 이어 대원강업, 계룡건설산업, 현대오일뱅크, 세아베스틸, 여천NCC, 조선내화, 한양, 대한유화, 경남기업, 세방전지 등도 40점에 미치지 못했다.
이 회사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석유, 철강, 조선·기계·설비 등 중화학 업종에 속한 기업이라는 것이다.
실제 석유화학(44.8점), 철강(44.7점), 조선·기계·설비(43.8점) 업종은 성별다양성지수가 40점대에 그치며 60점 이상의 점수를 받은 생활용품(67.6점), 제약(61.7점), 은행(60.9점) 업종과 큰 격차를 보였다.
CEO스코어 박 대표는 "대기업들의 성별다양성지수가 개선돼 가고는 있지만 체감도가 높은 연봉이나 근속연수 등에서 남성과의 격차는 여전"이라며 "성별다양성측면의 고용환경 개선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