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의 복권으로 위기에 빠진 파키스탄을 일으킨 한 남자의 사연이 공개됐다.
5일 방송된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는 2005년, 파키스탄 바타그람의 시장으로 당선된 이산 칸이라는 인물에 대해 다뤘다.
이산 칸은 파키스탄 바타그람 출신. 바타그람은 주민 복지가 열악했고, 농사를 지어 자급자족하는 주민이 대부분인 낙후된 지역이었다. 이산 칸은 1977년,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혈혈단신으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낯선 이국땅에서의 삶은 녹록하지 않았다. 그는 막노동으로 생활비와 학비를 벌어 10년여 만에 간신히 대학을 졸업했다. 하지만 원하는 일자리 면접에서는 계속 낙방했고, 종교관이 맞지 않아 이혼을 하는 등 거듭된 불행이 계속됐다. 그는 좌절하지 않고, 워싱턴 DC에서 택시 운전을 시작했다.
그러던 1990년 어느 날. 그는 꿈 속에서 보석들과 숫자들을 보게 된다. 꿈에서 알려준 숫자로 한주도 빠지지 않고 복권을 구매한 이산 칸은 결국 10여년이 흐른 2001년, 한화 약 718억원의 복권에 당첨된다.
이산 칸은 복권에 당첨된 것이 신의 뜻이라고 생각, 고향인 바타그람으로 돌아가 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도시 개혁 야심찬 공약을 세운 그는 유력 후보였던 현직 시장을 물리치고 시장에 당선됐다.
이산 칸이 당선된지 이틀 뒤, 마을은 지진이 발생해 4천5백여명이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도시는 폐허가 됐고, 피해 복구를 할 만큼 재정 상황은 좋지 않았다. 결국 그는 자신의 복권 당첨금을 구호비용으로 썼다.
임시 거처인 텐트 150개 설치, 부상자들에게 구호 약품 제공, 건축 자재까지 공급했다. 약값만 해도 20만 달러 가까이 되는 큰 금액이었다. 그렇게 그는 결국 위기에 빠진 도시를 구해냈다.
그의 행보가 주목바은 것은 이때문 만이 아니다. 부정부패의 중심이었던 바타그람 경찰을 척결했고, 군 비리도 직접 조사하며 부패와의 전쟁을 시작한 것. 뿐만 아니라 사망한 자신의 어머니를 기념하며 새로운 학교를 건설할 계획을 밝히는 등 시장 재임 동안 도시 발전에 기여했다.
사진=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방송 캡처
유은영 기자 ey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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