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파를 인지해 사물을 알아보는 것이 가능할까? 아무도 믿지 못할 일을 직접 실현해낸 사람이 있다. 바로 시각 장애인 다니엘 키시다.
5일 방송된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는 주변 사물에 반사되는 음파를 읽어 사물의 정체를 아는 다니엘 키시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다니엘 키시는 시각 장애인이다. 어릴 때 망막모세포종을 앓아 생후 7개월에 오른쪽 눈, 생후 13개월에 왼쪽 눈을 척출해 영원히 앞을 볼 수 없었다. 망막모세포종은 눈에 망막이 생기는 악성종양으로, 주로 3세 이하의 소아에게 발생한다. 당시에는 치료를 위해 눈을 척출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앞을 볼 수 없는 다니엘 키시는 성인이 된 지금, 놀랍게도 보통 사람들처럼 평범한 일상을 누리고 있었다. 주변 사물에 반사되는 음파를 읽어 사물의 정체를 안다는 것. 그의 말에 따르면 사물의 거리와 성질에 따라 음파가 돌아오는 시간과 강도가 달라지는데, 사물이 멀수록 돌아오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사물이 딱딱할수록 그 강도가 크게 느껴진다.
이런 방법을 터득한 것은 아주 오래전이다. 다니엘 키시가 혼자 걷기 시작할 때부터였다고. 이 사실이 알려지자 그는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고, 여러 방송에서는 그를 테스트 하기에 이른다. 놀랍게도 다니엘 키시는 아무런 정보도 없는 상황에서 자신이 어떤 곳에 있는지, 건물의 위치와 방향을 설명했다. 또 사물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그 거리까지 정확히 맞췄다.
그리고 그는 훈련을 한다면 누구나 배울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아무도 믿지 않았다.
이후, 델러 박사는 다니엘처럼 음파로 사물을 구별하는 것이 과학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우연히 다니엘을 알게 된 델러 박사는 그를 데리고 직접 실험을 하기로 한다. 우선 다니엘의 귀에 마이크를 장착, 그가 사물을 식별하는 '딱' 소리와 주변 소리를 녹음 했다.
그는 실내에서 다니엘에게 녹음된 소리를 들려주고 어떤 사물이고 어떤 상황이었는지 물어봤다. 또 동시에 다니엘의 뇌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관찰했다. 뜻밖에도 다니엘 키시는 녹음된 소리만을 듣고도 그곳이 어디인지 어떤 사물인지 정확히 맞혔다.
특히 비시각장애인은 시각 정보를 처리할 때 조거피질이 활성화된다. 그런데 다니엘 키시는 소리를 듣고 사물을 파악할 때, 마치 직접 본 것처럼 조거피질이 활성화 됐다. 다시 말해 소리로 사물을 구분한다는 다니엘의 주장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
이후 다니엘에게 음파탐지법을 배운 후, 큰 어려움 없이 일상생활을 하는 한 아이의 이야기가 알려졌다. 이외에도 암으로 안구를 적출한 벤 언더우드 또한 그와 비슷한 방법을 통해 게단 오르내리는 것은 물론 농구, 인라인스케이트, 자전거 등과 같은 스포츠를 즐긴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니엘 키시는 또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사진=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방송 캡처
유은영 기자 ey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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