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 건초열, '귀족병' 아닌 단순 꽃가루 알레르기

입력 : 2016-06-05 11:5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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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영국을 공포로 물들인 병 '건초열'의 비밀이 밝혀졌다.
 
5일 방송된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는 가축용 건초를 만드는 시기에 주로 발생해 건초열이라고 불린 미스터리한 병에 대해 다뤘다.
 
건초열은 피가 흐를 듯 새빨갛게 눈이 충혈되고, 쉴 새 없이 흐르는 눈물 때문에 눈가가 붓거나 짓물렀다. 그뿐만 아니라 멈추지 않는 기침 때문에 각혈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열과 두통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었다.
 
또 얼굴과 목, 팔 다리 등 가려움증 때문에 온 몸을 긁게 됐고, 이로 인해 생긴 상처와 염증 때문에 사람들의 모습은 끔찍했다. 이러한 증상은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달간 이어졌다. 병의 원인은 알 수 없었고, 치료제도 없었다. 사람들은 고통을 참으며 증상이 완화되기를 기다렸다.
 
당시 사람들은 왕족이나 귀족이 건초열에 주로 걸렸기 때문에 이 병을 귀족병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1873년, 영국의 의사이자 식물학자 찰스 해리슨은 이 병이 혈통과는 관계 없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는 병의 원인이 꽃가루 알레르기라고 주장했다.
 
알레르기는 먼지 털 등 다양한 요인으로 신체에 거부반응이 나타나는 증상. 특히 꽃가루 알레르기는 꽃이 피는 봄에 많이 발생하는, 꽃가루가 닿는 신체 부위에 따라 결막염, 비염, 천식, 발진 등 다양한 질환으로 나타난다. 현재는 가장 흔한 질병 중 하나다. 
하지만 당시 이 병에 대한 무지로 단순한 꽃가루 알레르기를 대단한 귀족병으로 여겼다. 수백여년간 미스터리였던 건초열의 정체를 그는 어떻게 알게 된 것일까.
 
그 방법은 매우 원초적이었다. 1859년 어느 날, 귀족이 아닌 자신이 병에 걸리자 찰스 해리슨은 의문을 품게 된다. 그리고 얼마 후 농사만 짓고 사는 한 농부에게서 건초열 증상을 발견했다.
 
그는 건초를 만드는 시기에 발병한다는 점에 주목, 건초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러다 꽃이 질병과 관련 있다는 사실을 주목하게 되고, 그는 꽃을 모자 속에 집어넣고 두피와 접촉하는가 하면 콧구멍에 얇은 거즈를 꽂고 꽃밭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또 양쪽 콧구멍에 각각 다른 꽃가루를 넣고 실험하는 등 14년 동안의 연구 끝 건초열의 원인을 밝혀냈다.
 
또 그는 왜 유독 귀족들에게서 꽃가루 알레르기가 발생했는지에 대해서도 알렸다. 성 안에서 지내는 일이 많아 평민들에 비해 면역력이 낮았던 귀족들은 정원 등 꽃을 접하기 쉬운 환경에 있었기 때문에 유독 병을 앓는 사람이 많았다.
 
사진=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방송 캡처
 
유은영 기자 ey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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