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6년 전 방송된 '연예인 연쇄자살사건'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다뤄진다.
여전히 수면제(졸피뎀)의 늪에서 간절히 벗어나고 싶어 하는 이들을 밀착취재하고, 되풀이되는 이 비극적 현상의 원인과 대책을 찾아보고자 한다.
■ 끝난 줄 알았던 비극, 그러나
6년 전 故 최진실, 최진영의 자살에 대해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증언해줬던 두 지인이 역시 끔찍한 일을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015년 1월 10일 토요일 아침, 고요하던 강남대로는 한 차량으로 인해 소란스러워졌다. 아찔한 속도로 질주하던 한 고급 외제 승용차 운전자가 속도를 이기지 못해 다른 차들과 충돌한 것. 그러나 운전자는 근처에 정차해있던 차량을 훔쳐 타고 또 다시 광란의 질주를 벌였다.
이 위험한 질주를 한 의문의 운전자는 제작진과 6년 전 인터뷰를 했던 故최진영의 지인이었다. 오래전 최진영이 졸피뎀 복용 부작용으로 의심된 교통사고를 저지르는 걸 지켜봤던 B씨는 왜 그토록 불안한 질주를 해야만 했을까.
뿐만 아니었다. 최진실의 매니저 A씨가 자살했다는 것이다. 몇 년 전 일어났던 일들이 또 다시 나타난 것은 단순히 베르테르 효과였을까.
■ 꼭두각시로 변해버린 사람들
폭식, 기억상실, 자살시도까지. 이해할 수 없었던 죽음 뒤에 수면제가 있다고 의심하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았다. 증거도 없고 유서도 나오지 않은 의문의 죽음들. 그들의 공통점은 수면제(졸피뎀)를 복용 중이었다는 점이다.
제작진은 이런 일들이 나한테도 일어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을 직접 만났고, 그들의 의지가 담기지 않은 시간에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직접 관찰했다.
수면제 부작용을 느낀다는 한 제보자는 "스카프로 목을 매려고 했었다"며 "그럴 생각 없었는데 수면제를 먹고 나도 모르게..."라며 말끝을 흐렸다.
고려대학교 최재욱 의과대 교수는 "졸피뎀의 단독 효과만으로도 수면제와 자살이 심각한 그리고 아주 중요한 관련성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 졸피뎀의 숨겨진 진실
제작진은 취재 도중 졸피뎀을 복용한 후 나타나는 환각 상태의 행위가 스스로를 죽이는 자살을 넘어 타인을 죽이는 살인까지 저지를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2016년 1월 21일 경기도 광주에서 40대 가장이 가족들을 모두 살해하고 투신자살을 한 사건의 뒤에도 수면제가 있었던 것이다.
광주 일가족 살해사건 피의자의 한 지인은 "약을 처방 받고 복용하던 중에 자기 처, 자식까지도 다 죽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위험한 약물을 누구나 쉽게 처방받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보건당국은 이처럼 비극적인 부작용을 초래하는 이 약물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 걸까.
'그것이 알고싶다'는 매주 토요일 밤 11시 10분 방송된다.
사진=SBS 제공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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