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당시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하고 보도한 총선 예비후보, 기자, 여론조사업체 관계자들이 전부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 11부(부장판사 이재희)는 새누리당 은평갑 예비후보로 나섰던 주모(55, 여)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주씨는 기자와 여론조사업체 관계자를 매수해 자신에게 유리한 보도를 하도록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구속기소 됐다.
 
또 한 언론사 취재본부장 조모(63)씨와 여론조사업체 본부장 이모(45)씨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각각 징역 1년,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주씨는 올해 2월 총선 여론조사 결과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조작하고 보도까지 해달라며 조씨에게 350만 원을 전달했다. 이에 조씨는 이씨에게 조사를 의뢰하며 주씨가 속한 당의 당원만을 대상으로 일대일 가상대결을 펼치도록 했다. 당연히 주씨에게 유리했다.
 
의도대로 주씨의 압승으로 결과가 도출되자 이들은 해당 지역 일반 선거구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처럼 꾸미며 수치도 손봤다. 조씨는 이 결과를 '은평(갑) 주OO예비후보, 현역 위협'이라는 기사를 두 차례 보도했다.
 
주씨는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했다. 이씨는 여론조사 대상을 잘못 선정했다는 건 인정했지만, 허위보도 공모 사실은 인정하지 않았다. 조씨는 공소 사실을 모두 자백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문자 메시지, 이메일 내역, 관련자 진술 등을 토대로 모두에게 죄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직 선거에서 여론조사 결과는 선거의 향방을 가르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으므로 객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피고인들은 비정상적 방법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조작·왜곡된 여론조사 결과로 공정한 선거질서를 훼손해 죄책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사진=부산일보 DB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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