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좀비' 재난 블록버스터 '부산행'이 가공할만한 위력을 뽐냈다. 2016년 29주차(7월 22~24일) 극장가는 오직 '부산행'만을 위한 자리였다. '나우 유 씨 미2'는 전작의 흥행을 넘어섰고, '도리를 찾아서' '봉이 김선달'은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 '부산행', 역대급 흥행 질주
25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부산행'은 1천785개(2만 9천820회) 스크린에서 무려 321만 4천21명(누적 531만 4천661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각종 흥행 신기록을 세우며 극장가를 자신의 독무대로 만들었다.
대규모 유료 상영회로 개봉 전 이미 50만 이상의 관객을 모은 '부산행'은 20일 개봉 첫날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72만 7천901명)를 가볍게 제치고, 역대 최고 오프닝(87만) 기록을 세웠다. 이어 23일에는 '명량'(125만)을 넘어 역대 최초 일일 관객수(128만)를 기록했다. 이제 겨우 개봉 첫 주말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누적 관객 수는 벌써 1천만의 절반인 500만을 넘었다.
엄청난 스크린 수와 상영 횟수는 이같은 역대급 흥행을 뒷받침했다. 23~24일 상영 점유율은 57.7%에 이른다. 국내 극장가 절반 이상 '부산행'이 상영됐음을 의미한다. 또 23일 66.9%, 24일 64.0% 등 좌석 점유율에서도 10위권 작품 중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예매 점유율에서 31.8%로 여전히 1위다. 변칙 상영, 스크린 독과점 등 말들이 많지만, 어쨌든 역대 한국 영화 14번째 천만 축포가 기대된다.
'부산행'이 몰아칠 때 우디 앨런 감독의 '이레셔널 맨'은 38개(232회) 스크린에서 5천484명(누적 7천528명), 대만 공포 '마신자'는 121개(445회) 스크린에서 4천785명(누적 7천212명)으로 개봉 첫 주 12~13위에 오르며 박스에 진입하지 못했다.
# '부산행' 열풍에 가려진 애니메이션 전성시대(?)
본격적인 방학 시즌을 맞이해 애니메니션이 3~5위를 휩쓸었다. 물론 '부산행'에 가려진 게 사실이다. 애니메이션 '아이스 에이지:지구 대충돌'은 579개(4천140회) 스크린에서 20만 6천288명(누적 24만 2천742명)으로 개봉 첫 주 3위에 올랐다. 2012년 개봉했던 전편과 비슷한 상영 횟수를 확보했으나 관객 수는 크게 못 미쳤다.
같은 날 개봉한 '극장판 요괴워치:염라대왕과 5개의 이야기다냥!'은 403개(1천958회) 스크린에서 11만 9천336명(누적 13만 8천404명)으로 개봉 첫 주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7월 개봉됐던 첫 번째 극장판은 개봉 첫 주말 3천833회를 보장받았으나 올해는 절반에 그쳤다. 관객 수도 딱 절반이다.
'도리를 찾아서'는 458개(2천386회) 스크린에서 16만 3천644명(누적 203만 1천997명)으로 4위에 자리했다. 8천434회에서 무려 6천회 가량 상영 횟수가 줄었다. 관객 수도 68.8%(36만 1천499명) 감소했다. 200만을 돌파했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좌석 점유율에서는 '도리를 찾아서'가 23일 61.1% 24일 63.9%, '극장판 요괴워치'가 23일 59.2% 24일 57.9%로 '부산행'을 뒤따랐다.
# 전작을 넘고, 200만 돌파하고
'나우 유 씨 미2'는 648개(7천491회) 스크린에서 45만 6천522명(누적 271만 7천56명)으로 2위를 기록했다. 그나마 유일하게 5천회 이상 횟수를 확보하면서 흥행을 이어갔다. 2013년 개봉했던 1편의 흥행 기록(271만 8천227명)을 넘어섰다. 이 작품 역시 개봉 전에 미리 쌓아둔 관객 수가 큰 보탬이 됐다.
유승호 주연의 '봉이 김선달'은 399개(2천219회) 스크린에서 7만 29명(누적 200만 5천991명)으로 6위에 머물렀다. 어쨌든 200만 돌파다. 상영 횟수(8천579회)가 6천회 이상 줄면서 관객 수도 83.1%(34만 4천374명) 감소했다.
'굿바이 싱글'은 129개(457회) 스크린에서 8천442명(누적 210만 3천642명)으로 10위에 턱걸이했다. 93.4%(12만 362명) 관객이 빠져나갔다. 박스 아웃 대기 중이다.
# '인천상륙작전' '제이슨 본', '부산행'을 막을 수 있을까.
30주차(7월 29~31일) 극장가는 '부산행' '인천상륙작전' '제이슨 본'의 삼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1천만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부산행'이 선두에 있는 가운데 '인천상륙작전'(22.7%), '제이슨 본'(20.4%)이 뒤를 따르고 있다. 색깔도, 장르도, 관객층도 판이하게 다르다. 흥미진진한 승부가 예상된다. 잘 보이진 않겠지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태풍이 지나가고', 애니메이션 '빅' 등이 관객들을 만난다.
사진=NEW 제공
황성운 기자 jabo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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