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토즈소프트와 중국 샨다게임즈 대표는 동일인물이다. 그런데 양사 간의 일에 대해 우리(위메이드)가 문제를 제기하면 '모른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는가. 자기가 한 일을 자기자신이 모른다는 이야기다." (장현국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대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미르의전설' 지적재산권(IP)을 사이에 두고 갈등을 겪고 있는 액토즈소프트와 액토즈의 모회사 샨다게임즈에 일침을 가했다.
장 대표는 28일 차이나조이2016가 열린 중국 상하이 소재의 한 호텔에서 국내 미디어 대상의 기자간담회를 열고, 두 회사가 범하고 있는 오류에 대해 지적했다. 또 액토즈소프트 임원진에 대한 배임 혐의 고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시사했다.
장현국 대표는 이날 자리에서 "액토즈 임원들은 주주의 가치를 제고한다고 하면서 오히려 주주들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보이고 있다"면서 "수차례 공문을 통해 배임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고, 향후 법리적 검토를 마친 뒤 공식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목소리를 냈다.
현재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는 '미르의전설' 지적재산권(IP)를 사이에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액토즈소프트는 위메이드를 상대로 저작물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까지 했다. 일반적으로 가처분 신청이 법적다툼의 시발점 격으로 여겨지는 만큼 '미르의전설' IP를 둘러싼 양사의 행보에 게임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 "자신이 한 일을 '모른다' 일관…비상식적"
문제는 수년 전 액토즈소프트의 모회사인 중국 샨다게임즈가 현지에서 30여 곳 이상의 개발사에 '미르의전설' IP 웹게임 개발 판권을 무단으로 넘겨주면서 불거졌다.
이렇게 불법적으로 얻은 샨다의 수익은 수십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미르' IP 사용에 대한 로열티는 아직까지 액토즈는 물론 위메이드에 지급되지 않고 있다.
이후 샨다는 미르의전설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까지 냈다. 이번 차이나조이 부스를 장식한 게임 중 3개(전기영향, 전기세계 모바일, 미르3 모바일)도 정식 저작권 계약을 맺지 않고 개발한 불법 타이틀이라는 게 위메이드의 주장이다.
사실 '미르의전설' 타이틀은 국내보다 중국에서 크게 성공한 원조 한류게임이다. 누적 매출만 3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한국에서는 이름을 들어는 봤지만 보지는 못한 게임으로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에서 미풍(微風)에 그쳤던 '미르의 전설'이 중국에서 큰 흥행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데에는 현지 퍼블리셔 온라인 퍼블리셔였던 샨다게임즈의 공이 컸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후 샨다게임즈가 중국에서 '미르' IP 소유권이 샨다에 있다고 주장, 웹게임에 이어 모바일게임으로 넘어와서도 미르 IP로 부당수익을 챙기면서 더이상 묵과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게 위메이드의 입장이다. 이에 위메이드는 지난 4월 중국에서 샨다게임즈를 상대로 지적재산권 소송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 "中샨다게임즈에 뺏긴 '미르' IP 권리 되찾을 것"
이런 가운데 지난 21일 '미르' IP 공동소유권자인 액토즈소프트가 가처분신청을 냈다. 위메이드의 독단적인 IP 계약 추진으로 액토즈의 IP공동권리가 훼손됐다는 게 액토즈의 입장이다. 위메이드-샨다-액토즈간의 갈등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위메이드는 액토즈가 모회사인 샨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자충수를 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장 대표는 "현재 샨다게임즈와 법적분쟁을 진행중에 있지만 이미 10시간 분량의 동영상 등 수많은 증거를 확보해 놓은 상황이라 법정에서 IP 침해 여부가 확실히 가려질 것으로 본다"며 "위메이드로서는 잃을 것이 없는 소송"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샨다의 대표적인 미르 IP 저작권 침해 사례로 중국 1위 웹게임 '전기패업'을 들었다. 위메이드는 지금까지 '전기패업'과 관련한 로열티를 단 한번도 받지 못했으며, 이는 공동저작권자인 액토즈소프트도 마찬가지다.
중국 웹게임 시장의 절반 가량이 무단으로 사용된 '미르의전설' IP 게임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장 대표는 "상위 몇 개 게임만해도 연간 수천억원 정도의 매출을 낸다고 한다"며 "어림잡아도 조 단위 매출이 미르 IP 기반 웹게임에서 나오는 셈인데, 정작 IP 저작권자인 우리는 로열티를 한푼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동저작권자인 액토즈소프트는 이 같은 샨다의 잘못된 행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의사가 없는 것 같다"면서 "아무래도 두 업체가 모자회사 관계이고, 대표도 동일한 사람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덧붙여 "샨다가 로열티를 미르 IP에 대한 정당한 로열티를 주지 않고, 액토즈가 이를 묵과하는 것이라면 이는 배임에 걸릴 소지가 있다"면서 "위메이드도 관련해 액토즈에 수차례 경고했고, 현재 법적 검토를 진행중"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상하이=류세나 기자 cream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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