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최경희 총장이 미래라이프대학(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 방침을 철회한 가운데 학교 측이 본관을 점거 중인 학생들과의 대화를 시도하다 무산됐다.
3일 최 총장은 긴급 교무회의를 통해 철회 의결 후 낮 12시 경 본관 정문 앞에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 " 학교의 발전 과정에서 있는 일이라고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이화여대의 더 큰 발전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줬으면 좋겠다. 구성원 의견을 존중한다는 뜻에서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을) 철회하도록 하겠다. 앞으로 일은 학생들과 논의를 해보겠다. 그리고 농성은 풀면서 해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학생들은 "논의 후 답변하겠다"며 정문을 닫았다. 약 10분이 흘러도 문이 열리지 않자 최 총장은 발길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학생들은 "교육부의 최종 철회 공문 확인 없이 시위 중단은 없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알린 상태다. 이어 "전면폐지라 함은 교육부와의 협의 후 공식 발표를 의미한다"며 "이대를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에서 제외한다는 교육부의 공문을 공개해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이화여대는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에 참여해 30억원의 지원금을 받고 특성화고 등 출신의 비정규직 여성들과 사회적 소수자에게 양질의 교육 제공하는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을 추진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단과대학 설립이 학벌주의를 조장하고 교육의 질이 저하되며 대학이 취업훈련소로 전락할 것이라며 농성에 돌입했다.
김상혁 기자 sunny10@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