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이 한효주를 잊었다. 하지만 한효주는 이종석을 잊지 못했다.
17일 방송된 'W'(더블유) 8회에서는 강철(이종석)이 오연주(한효주)를 만난 이후 벌어진 모든 일을 꿈으로 돌리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강철의 가족을 죽였던 범인은 강철과 결혼한 오연주의 존재를 알아 차리고 "너도 새 가족이 생겼던데. 이마에 총구멍을 내줄게, 기다려"라고 협박했다.
이 전화 이후 강철은 폐기했던 'W 프로젝트'를 부활시켜 범인을 다시 찾기로 했다. 강철은 'W 프로젝트 353차 보고서'를 통해 "진범은 있다. 하지만 그는 신이 실체를 부여하지 않았다. 오로지 내 가족을 죽이기 위해 태어났지만, 스토리에 필요하면 나타나고 필요 없으면 사라졌다. 신의 변독에 따라 나타날 수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철은 오연주에게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걱정한 나머지 범인이 외부에서 오연주를 저격하는 착각까지 일으켰다.
또 전과 달라진 오연주는 강철의 감정변화를 불렀다. 요리에 나선 오연주는 손을 베였다. 과거 총에 맞았을 때도 피 한 방울 나지 않았던 그녀지만, 이번엔 살짝 칼에 베인 상처에 피가 나와 의문을 자아냈다. 이같은 강철의 감정변화에 오연주는 현실로 돌아갔다.
강철은 이를 되새기며 "뭐가 달라진거지? 왜 변수가 생긴거지? 맥락이 뭐야?"라고 의문을 가졌다. 이때 해고당했던 절친 윤소희(정유진)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윤소희는 울면서 "너 진짜 결혼한거야? 나는 기다리면 잘 될줄 알았는데, 나만 그렇게 생각한 거 아니고, 모두가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난 뭐야? 난 너한테 뭐였냐고"라고 강철을 원망했다.
그런데 이때 윤소희 손에 이어 몸 전체가 반투명해졌다. 그녀가 비명을 지르자 강철은 이를 알아채고 직감했다. 바로 등장인물의 목적에 따라 존재가 결정된다는 것.
최초의 등장인물들은 필요한 목적이 있어서 만들어졌다. 이 말은 목적이 더이상 없어지면 'W' 세계에서 소멸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반대로 캐릭터의 목적이 확실해지면 등장인물로 고정된다. 현실 세계에 있던 오연주도 "설마 나도 주인공하고 결혼해서 진짜 만화캐릭터가 된거야. 그래서 피가 나고"라며 이를 자각했다.
두 사람 뿐 아니라 의문의 범인도 알고 있었다. 과거 강철이 웹툰 속 경찰서에서 현실 속으로 넘어올때 범인도 따라 왔다가 웹툰의 존재를 알았던 것이다. 범인은 자신의 실체가 없다는 걸 알고 분노했으며 강철과 끝장을 보기 위해 웹툰이 끝나는 걸 막았던 것이다.
현실 세계에서 범인은 오연주를 쫓았다. 결국 맞닥뜨린 범인은 총을 쐈지만, 그 순간 오연주는 다시 웹툰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오연주는 윤소희를 찾아가던 강철의 차 안에 나타났다. 두 사람은 윤소희를 찾아갔고, 강철은 아직 윤소희가 필요하다며 사라질 뻔한 그녀를 다시 정상으로 돌려놨다.
그 순간 범인은 뉴질랜드 행 비행기를 탄 오성무(김의성) 작가를 찾아가 모종의 일을 벌였다.
이어 강철과 오연주는 처음 만났던 호텔 옥상에 다시 갔다. 강철은 오연주에게 "여길 떠나게 되면 내가 꿈에서 깨는 장면을 그려줘요. 두 달 전에 우리가 여기서 만난 그때부터 지금 이순간까지 아주 긴 꿈을 꾼걸로"라며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은 방법이 그것밖에 없을 것 같아서. 오연주를 내 인생의 키라고 생각하기 전으로"라고 이별을 전했다.
오연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강철은 옥상 난간으로 올라가더니 "오연주 씨. 지금 나를 잊어요. 나는 그냥 만화 속 인물입니다. 앞으로 내가 보고 싶으면 서점 가서 책으로 보면 돼요. 알았죠? 잘 지내요"라며 투신했다.
얼마 후 강철은 깨어났다. 그가 깨어난 시간은 두 달 전 칼에 찔렸다가 호텔에서 깨어났을 때였다. 강철은 자신을 걱정해주는 윤소희에게 "무슨 꿈을 꾼 거 같은데. 기억이 안나"라고 답했다. 하지만 두 달 전과 다르게 강철의 눈에는 눈물의 흔적이 있었다. 하지만 손에는 결혼 반지가 없었다.
이때 오연주는 범인을 맞닥뜨렸던 차 안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녀의 손에는 결혼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사진='W' 방송 캡쳐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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