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여대생이 고려시대 황자들과 궁중 로맨스를 펼친다?'
발칙함과 흥미를 돋구는 상상을 곧 브라운관에서 볼 수 있다. SBS 새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려'(이하 달의 연인)은 고려 태조 이후 황권 경쟁 한복판에 서게 되는 황자들과 개기일식 날 고려 소녀가 된 현대 여인이 써내려가는 이야기다.
연출을 맡은 김규태 PD는 19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달의 연인' 1·2회 분을 언론에 선공개했다. 또 이 자리에서 드라마에 대해 주안점을 둔 부분과 배우들의 뒷모습 등을 밝히는 시간을 가졌다.
■ 퓨전 사극, 그 이상의 풋풋함을 더했다
"경쾌하고 풋풋한 작품이 될 겁니다."
화두는 경쾌함이었다. 김 PD는 간담회 내내 무거움보다는 가벼움, 어두움보다는 밝음을 강조하며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편안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밝힌 그는 "비주얼과 미술적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기존의 퓨전 사극보다 조금 더 현대화됐다고 생각한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근간에는 젊은 배우들의 출연이 있다. 아이유, 홍종현, 강하늘, 남주혁, 백현, 지수 등 라이징스타들이 대거 등장하는 것. 김 PD는 "눈호강 사극이다"라며 너스레를 떤 뒤 "미모를 갖춘 젊은 배우들이 나오는 만큼 이준기 아이유 강하늘이 만드는 삼각로맨스 외에도 여러 황자들의 흥미로운 에피소드도 담았다"고 귀띔했다.
극 중 현대에서 고려시대로 타임슬립을 떠나는 해수(아이유)는 약 10년간 과거에 머무를 예정이다. 김 PD는 "그 시간 동안 보여지는 해수와 황자들의 10대 같은 풋풋함, 그리고 이들이 성장한 20~30대의 흐름을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사공이 많으면 산으로 간다? 'NO'
'달의 연인'의 특징 중 하나는 다수의 출연진이다. 특히 고려의 황자로만 일곱 명이 넘는 '주연급' 남성 배우들이 등장한다. 앞서 언급됐듯 시청자들의 입장에서 '눈호강 사극'이라는 포인트는 잡을 수 있지만, 자칫 극의 몰입도에 있어 혼란스러움을 야기할 여지도 충분하다.
김 PD 또한 이 부분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한 작품 속에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면 그 개성을 모두 살려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지나고 보니 모두가 역할에 맞게 살아난 것 같아 굉장히 만족스럽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신중했던 캐스팅 덕이다. 그는 "대세 스타들이다보니 캐스팅 과정이 쉽지 않았다"면서도 "캐릭터마다 각각 독특한 개성을 뒀기 때문에 그에 맞는 연기력, 외모, 스타성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곤 "정말 잘 해냈다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 현장에서 본 스타들의 뒷모습
100% 사전제작으로 만들어진 '달의 연인'인 만큼, 김 PD는 현장에서 배우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6개월간의 시간을 보냈다. 그들의 카메라 밖 모습은 어땠을까.
아이유에 대해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 김 PD는 "'달의 연인'을 통해 진정한 배우로서의 발걸음을 시작했다고 생각한다"며 "깜짝 놀랄 정도로 에너지가 많은 배우였다"고 회상했다. 특히 '천재과'라고 아이유를 칭한 그는 "예술적인 감성과 이성적인 해석 능력이 뛰어났다"며 "현장에서 대본을 거의 쥐고 있지 않았다. 그 만큼 준비가 돼있다는 뜻 아닐까"라고 되물었다.
태조 왕건의 4황자 왕소 역을 맡은 이준기는 이미 검증된 배우였다. 김 PD는 "개인적으로 사극을 처음 연출하기 때문에 이준기를 처음 만난 날 '내가 배우겠다'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며 "본인 또한 사극에 여러번 출연했었던 만큼 '달의 연인'을 통해 색다르고 성숙한 연기를 보여주고 싶어하는것 같았다"고 말했다. 활화산 마냥 순간적으로 분출되는 연기가 일품이었다고.
또 8황자 왕욱으로 분한 강하늘은 견고하고 디테일이 강한 배우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며 "고급스러운 연기가 그렇게 잘 어울릴 줄 몰랐다"고 극찬했다.
남주혁 홍종현 백현 등 또 다른 황자를 그린 이들에 대해선 "작품 전반부, 중반부, 후반부마다 각각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황자들이 생겨나게 된다"며 "파도타기를 하듯 에피소드를 가져오는 황자들의 모습을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달의 연인'은 29일 첫 선을 보인다. 첫 방송 직후 전파를 탈 예정이었던 '꽃놀이패'가 한 주 늦춰지며 2회 분이 연속으로 말이다. 시작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길 기회를 얻었는지도 모르겠다. 김 PD는 자신이 있다.
"'한 걸음 한 걸음 살얼음판을 걷는다'는 뜻의 '보보경심'이라는 느낌이 좋았어요. 그런 점에서 현대적인 여성이 본인이 알고 있는 역사의 중심에서 성장하는 일대기를 그리고 싶었어요. 말그대로 드라마틱한 소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진=SBS 제공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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