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지금 '공포 멧돼지' 주의보…먹이 찾아 도심 출몰 잦아져

입력 : 2016-08-22 08:30:06 수정 : 2016-08-22 08:3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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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가 나타났다" 거대한 멧돼지가 농작물을 파먹고 화가 나면 사람에게 달려든다. 식인 멧돼지를 모티브로 한 영화 '차우' 속 장면이 아니다. 올 상반기 서울 도심에 멧돼지의 출현이 잦아지면서 시민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서울시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박성중 의원(새누리당·서울 서초을)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서울 시내에 멧돼지가 나타난 횟수는 총 80건. 이런 추세라면 올 연말이면 지난해 155건을 웃도는 수치를 기록하게 된다.
 
서울에서 멧돼지가 가장 많이 출몰한 지역은 종로구다. 2012년부터 올해 6월까지 서울에 출몰한 멧돼지 623건 가운데 35%(219건)가 종로구에서 목격됐다. 이어 은평구가 18%(109건), 성북구 14%(89건)로 상위 3개 구의 출몰 횟수가 전체의 67%를 차지했다. 이들 지역은 멧돼지의 주 서식지인 북한산과 맞닿아 있다.
 
전문가들은 멧돼지들이 먹을거리 혹은 영역 다툼에서 밀려 도심으로 내려오는 것으로 분석한다.
 
멧돼지는 사실상 먹이사슬 정상에 군림하는 맹수다. 공격성이 있는 만큼, 맞닥뜨렸을땐 주의해야 한다.
  
가장 최근인 올해 6월 11일에는 경북 고령에서 밭일을 나가던 70대 노인이 갑자기 나타난 멧돼지에게 팔과 엉덩이, 얼굴 등을 물려 중상을 입었다.
 
서울에서도 작년 11월 21일 강동구의 한 아파트 주변에 멧돼지 2마리가 나타나 20대 주민이 손목과 무릎에 타박상을 입었다.
 
농작물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멧돼지로 경북 농작물 피해는 2013년 9억400만 원이었으나 2014년 10억4천700만 원, 2015년 11억3천200만 원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이는 전체 야생동물 피해의 69%를 차지한다.
 
정부와 서울시도 멧돼지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서울시는 기동포획단을 꾸려 멧돼지 포획에 나서고 있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도 북한산에서 도심으로 내려오는 주요 길목에 포획틀 등을 설치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박성중 의원은 "정부와 서울시가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지만, 올해 출몰 빈도로 볼 때 대책이 실효성을 거두고 있는지 의문이다"며 "주민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철저한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l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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