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운영체제만 제공하던 구글이 자체 스마트폰 개발로 아이폰을 정조준했다. 하지만 이는 안드로이드 진영과의 '땅따먹기' 싸움이 될 공산도 엿보인다.
구글은 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신제품 공개행사에서 자사의 첫 스마트폰 '픽셀(Pixel)'과 이보다 화면이 큰 '픽셀 XL'을 선보였다.
OS는 안드로이드 7.1이다. 구글이 직접 설계하고 대만 업체인 HTC가 OEM 방식으로 생산한다.
이날 프레젠테이션을 맡은 모토로라 사장 출신 릭 오스텔로 구글 하드웨어 책임자는 애플 아이폰의 '카툭튀(후면 카메라가 튀어나온 모습)'를 의식한 듯 "보기 흉하게 튀어나온 카메라가 없다"고 했다.
또 애플이 아이폰의 헤드폰 잭을 없앤 것에 대해서도 "만족스럽지만 새롭지는 않은"이라며 헤드폰 잭이 있음을 알렸다.
픽셀과 픽셀 XL의 가격은 각각 649달러, 769달러로 아이폰 7, 아이폰 7 플러스와 같다.
이처럼 구글의 스마트폰은 아이폰을 겨냥한 듯 하지만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애플과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에게도 큰 부담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로이터는 "구글이 성공한다면 애플뿐만이 아니라 삼성전자를 필두로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채택한 다른 제조사들도 피해를 볼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도 "구글이 처음으로 애플의 아이폰에 정면으로 맞서는 스마트폰을 내놨다"면서도 "구글의 4천억 달러짜리 스마트폰 하드웨어 시장 데뷔는 삼성이나 LG전자 같은 파트너와 소원해지는 것을 감수할 의사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구글은 재고관리나 고객서비스, 부품 구매 등의 새로운 위험에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사진=구글 제공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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