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을 투약한 채 도로 위를 질주하는 운전자들의 실태가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오는 18일 방송예정인 SBS '맨 인 블랙박스'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마약을 구하는 마약범들의 검거현장과 장시간 운전노동에 시달리는 직업운전자들에게 ‘피로회복제’로 둔갑하고 있는 마약의 실체를 쫓는다.
'맨 인 블랙박스'는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와 함께 잠복수사를 하며 마약범 소탕작전에 나섰다. 그 결과, 무려 9명의 마약범들을 검거하는 등 긴박한 실제 현장을 리얼하게 포착했다.
현장에서 검거된 마약범은 마약을 구매한 후, 차에서 투약한 채로 운전대를 잡은 적이 있다는 충격적인 고백을 쏟아냈다. 더 충격적인 건 이런 평범한 운전자들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시간을 도로 위에서 보내는 직업 운전자들도 약에 취한 채로 운전대를 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마약이 피로회복제로 둔감하고 있는 사실도 포착됐다.
최근 화물트럭 운전자들이 필로폰과 대마를 하고 무려 320km를 내달린 일명 '마약 트럭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검거된 마약투약자만 18명이었는데, 트럭기사들은 잠을 쫓기 위해 마약을 했다고 진술했다.
제작진은 당시 마약을 하고 트럭을 운전했던 기사를 어렵게 접촉할 수 있었다. 그는 마약을 투약한 후 운전을 하다 갑자기 기절하는 아찔한 경험도 털어놔 충격을 주었다.
트럭을 운전하는 택배기사도 마약혐의로 적발됐다.
낮에는 택배운반을 하고, 밤에는 마약을 운반하는 이중생활을 했다는 그는 검거 당시에도 약에 취해 있었다. 상습 마약 투약도 모자라 집 전체를 대마밭으로 활용했는데, 더욱 큰 문제는 시민들이 직접적으로 이용하는 택시나 대리운전도 마약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다.
검찰청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적발자 중 운송업에 종사하는 사람만 86명이 적발됐다. 취재결과, 마약 투약으로 적발된 직업운전자들은 모두 피로 때문에 마약의 늪에 빠졌다고 진술했다.
김정덕 기자 orikimj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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