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을 이틀 남겨둔 가운데 육십간지 중 34번째 해에 해당하는 정유년(丁酉年)에 대한 누리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유년은 '붉은 닭'의 해다. 예로부터 내려오는 역법에 따르면 정유년의 '정'은 불의 기운을 의미한다. '붉다'는 것은 '밝다'를 의미하기도 하며 '총명함'을 상징한다.
국립민속박물관 천진기 관장은 "닭은 여명(黎明)과 축귀(逐鬼)를 상징하는 상서로운 새였다"며 "옛날 사람들은 닭이 우는 소리와 함께 새벽이 오고 어둠이 끝나며, 밤을 지배하던 마귀나 유령이 물러간다"고 설명했다.
조선 초기 새해를 송축하고 재화를 막기 위해 그렸던 풍속화 '세화'의 소재 중 닭이 있다는 점도 매우 흥미롭다. 닭이 울면 동이 트고 빛을 불러온다는 상징이 어둠과 귀신을 쫓아낸다는 긍정의 의미로 연결된 것이다.
또 닭은 입신출세와 부귀공명을 뜻하기도 한다. 닭의 생김새 중 볏은 관을 쓴 모습과 유사하고, '볏'과 '벼슬'의 발음이 비슷해 과거 급제를 희망했던 선비들은 자신의 방에 닭의 그림을 걸어두기도 했다.
전통사회에서는 닭의 피에 영묘한 힘이 있다고 믿어 마을에 돌림병이 돌 때면 닭의 피를 대문이나 벽에 바르기도 했다. 아울러 조선시대 닭 그림 중 어미 닭이 병아리를 돌보고 있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는 자손 번창을 기원하는 의미를 내포한다.
김견희 기자 kh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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