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특검에 제출한 '제2의 태블릿PC'는 장씨가 최씨 부탁을 받고 그의 짐을 옮겨주다가 발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규철 특검보는 지난해 10월 장씨가 최씨의 집에서 짐을 들고 나오는 CCTV 화면을 확보하고, 이를 추궁해 태블릿의 존재를 파악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이에 장씨의 변호인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지난해 10월) 독일에 있던 최씨가 전화로 장씨에게 자신의 (자택에 가서) 짐을 챙겨놓으라고 했다"며 "장씨가 특검 조사 과정에서 최씨의 짐 중 하나가 태블릿이었다는 걸 기억해 내, 이를 제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씨는 태블릿을 처음 확보하긴 했지만, 그 안에 어떤 내용이 들었는지는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인은 "(지난 5일) 특검에서 태블릿을 장씨와 처음으로 같이 열어봤다"며 "이메일 중에 (최씨가 데이비드 윤과 주고받은 이메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장씨가 특검에 태블릿을 제출하는 과정에서 고민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특검에서는 '이걸 줄 테니 뭐 해달라'는 방식의 협상이 통하지 않는다고 장씨에게 조언했다"며 "선처를 원한다면 협상하기보다 수사팀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고 장씨를 설득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와 장씨는 태블릿PC를 제출하면서 특검팀에 '잘 부탁한다'고 했고 특검팀은 "수사에 잘 활용하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특검팀은 해당 태블릿PC에 저장된 이메일 계정과 이름 정보 및 연락처, 등록정보 등을 고려할 때 최순실씨 소유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태블릿에는 삼성의 정유라 지원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한 이메일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태블릿의 내용을 분석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삼성의 특혜를 둘러싼 뇌물 혐의 입증에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남유정 인턴기자 seas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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