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이경, 가수 미쓰라, 개그우먼 김미려, 원조 국민 MC 허참까지 종잡을 수 없는 인물들이 총 출동해 MBC '일밤-복면가왕'을 흥겹게 수놓았다.
5일 오후 방송된 '일밤-복면가왕'에서는 3연승을 노리는 복면가왕 호빵왕자에 도전장을 내민 8명의 복면가수들의 도전이 그려졌다.
1라운드 첫 대결에서는 '로마의 신사 그레고리펙'과 '할리우드 반항아 제임스 딘'이 등장해 듀엣 무대를 선사했다. 두 사람은 2AM 임슬옹의 '이노래'를 선정, 감미로운 목소리로 소화했다.
이날 연예인 판정단으로 출연한 임슬옹은 "제 첫 솔로 데뷔곡인 만큼 이 노래에 대해 잘 알고 있는데 복면가수 두분 모두 감정을 잘 살려 불러주신 것 같다"고 평했다.
투표결과 제임스 딘이 그레고리펙을 66대 33로 제치고 2라운드 진출권을 획득했다. 이어진 솔로무대서 공개된 그레고리펙의 정체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태양의 후예'서 신스틸러로 떠오른 6년 차 배우 이이경이었다. 그는 이은미의 '어떤 그리움'을 진정성 있게 불렀다.
이이경은 복면가수로 나선 계기로 "드라마 속에서 거칠고 나쁜 캐릭터를 많이 맡아 진짜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또 평소 음악 사랑이 남달라 뮤지컬이나 OST 활동도 한다고 했다.
이어진 두번째 대결에선 '천둥번개 신 토르'와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무대가 펼쳐졌다. 두사람은 김건모의 '서울의 달'을 풍부한 성량으로 불러 시청자들의 귀를사로잡았다.
노래가 끝난 뒤 연예인 판정단은 포세이돈은 R&B 힙합, 토르는 클래식과 성악 등 음악업계종사자일 것이란 추측이 난무했다.
투표결과 토르가 57대 47, 아슬한 5표 차이로 포세이돈을 꺾고 승리했다. 이어진 솔로무대서 포세이돈은 윤도현은 '너를보내고'를 불렀다. 이 가운데 공개된 그의 정체는 그룹 에픽하이 메인 래퍼 미쓰라였다.
미쓰라는 이날 "과거 '복면가왕' 출연 제의를 받고 노래까지 준비했었는데 알고봤더니 연예인 판정단이어서 아쉬웠다"며 "너무 아쉬워서 복면가수로 꼭 무대에 서보고 싶었다. 그 소원을 성취해 좋았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세번째 듀엣 대결에서는 '별꼴이 반쪽 황금별'과 '이태원에 놀던 달아'가 무대에 올라 걸그룹 마마무의 '데칼코마니'를 선정해 흥겨운 노래가락은 물론 강렬한 랩까지 뽐냈다.
이를 들은 김현철은 "두사람은 같은 노래를 비슷한 창법으로 소화해, 실력이 대문자와 소문자의 차이"라며 실력차이가 간소하다고 말했다.
대결의 결과는 54대 45로 달님이 2라운드 무대에 진출하게 됐다. 황금별은 이어 솔로곡으로 에일리의 '보여줄게'를 파워풀한 목소리로 불렀다. 이 가운데 황금별의 복면 뒤에는 데뷔 12년차 개그우먼 김미려가 있었다.
한때 '김기사 운전해'를 유행시켰던 김미려는 본래 개그우먼이 아니라 음악을 하기 위해 고향 여수에서 상경했다고.
평소에도 노래 실력이 출중했던 김미려는 이날 "과거에도 복면가수 제의를 몇번 받았었는데 사람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까 출연이 꺼려졌었다"며 "그런데 이번에 용기를 내서 출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무대를 꼭 보여주고 싶은 사람으로 딸을 꼽았다.
마지막 대결은 '방귀대장 스컹크'와 '사슴이 꽃보다 아름다워'가 무대에 올랐다. 두 사람은 이광조의 '오늘 같은 밤'을 스컹크는 담백한 목소리로, 사슴은 세련되고 감미로운 목소리로 물들였다.
노래가 끝난 뒤 판정단은 두 사람의 나이가 많이 차이날 것 같다고 추측했다. 특히 김현철은 스컹크의 창법을 두고 "이제는 보기드문 창법이다"고 했고, 임슬옹은 "감정과 필만으로 노래를 했는데도 눈이가는 무대였다"고 소감을 말했다.
무대 결과, 사슴이 70대 29표로 스컹크를 꺾고 2라운드에 진출하게 됐다. 이어진 솔로 무대에서 스컹크는어니언스의 편지를 중후한 음색으로 세월의 깊이가 묻어나는 무대를 선사했다.
그의 복면 뒤에는 26년간 '가족오락관'에서 "몇대 몇"을 외치던 MC계의 살아있는 전설 허참이 있었다. 이 사실에 판정단은 놀라며 혼란에 빠지기도.
MC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롤모델이자 데뷔 46년 차 허참은 출연한 소감으로 "무대에 오르기 전,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즐겁게 노래하자고 기도하고 들어갔다. 그런데 스컹크 차림새가 예뻐서 그런지 보시는 분들이 먼저 웃음을 띄어 많이 촐랑되게 된 것 같다"며 "복면가수로 한 몫 하고 가는 게 뿌듯하다"고 마음을 드러냈다.
김견희 기자 kh8000@
<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