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가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 1년 전인 2014년 측근인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에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필요성을 밝힌 것이 확인됐다.
경향신문은 6일 사정 당국을 인용, 박 전 전무가 지난해 말 검찰 특별수사본부 조사에서“최씨가‘이 부회장이 꼭 삼성그룹의 후계자가 돼야 한다. 그래야 국가 경제가 발전한다’고 말했다”고 진술한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박 전 전무는 특검에서 "최씨가 홍라희씨(이 부회장 어머니)가 이 부회장을 탐탁지 않아 한다. 홍씨는 딸인 이부진씨하고만 친하다. 또 자신의 동생인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과 함께 자기가 실권을 잡으려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가 이 같은 발언을 한 시점에 대해 정씨가 금메달을 딴 2014년 9월 인천아시안게임 이전이라고 밝혔다.
당시 최씨가 정씨의 승마경기를 보러 한국마사회 경기장에 왔는데, 승마협회 회장사를 한화 대신 삼성이 맡아야 한다면서 이런 얘기를 꺼냈다는 것이 박 전 전무의 진술이다.
또한 박 전 전무는 “최씨가 ‘한화는 의리 없는 사람들이라서, 삼성 같은 데서 맡아야 승마협회가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그 와중에 이 부회장뿐 아니라 모친 홍씨에 대한 언급까지 나왔다고 털어놨다.
실제 박 전 전무가 최씨 발언을 접한 뒤인 2015년 3월 승마협회 회장사가 삼성으로 바뀌었다. 이어 박 전 전무는 2015년 4~11월 독일에 체류하면서 정씨의 승마훈련을 도와줬고, 같은 기간 삼성은 최씨 모녀에게 213억원을 지급하기로 약속한 뒤 지금까지 77억9735만원을 지원했다.
한편 특검은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지난달 19일 법원에서 기각되자 중요한 영장 기각 사유인 삼성과 청와대 간의 부정한 청탁 여부를 보강 조사하기 위해 이틀 뒤 박 전 전무를 조사했다.
박홍규 기자 4067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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