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방송되는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2조원을 꿈꾸던 사기꾼 '이조원'의 실체를 파헤친다.
수 년 전, 에콰도르에서 금광·원유사업을 한다는 한 여성사업가가 투자자들에게 매주 투자금액의 10%를 돌려주겠다고 호언장담하며 전남 순천에 사무실을 차렸다. 그는 실제로 약속을 어긴 적이 없었고, 이후 지역 투자자들 사이에 소문이 돌며 투자금이 몰렸다. 그렇게 모인 금액이 수 십억 원을 넘을 정도였다고.
이 사업가의 이름은 이조원이었다. 아버지가 2조원을 벌라는 뜻으로 지어줬다는 특이한 이름 덕분인지 그는 늘 명품가방에 오만원짜리 현금을 가득 채워 다니며 재력을 과시했다고 한다. 자신의 이름의 일부인 '이조'가 새겨진 금 덩어리를 들고 다니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 1월 10일 이조원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자주 다니던 금은방에 들러 귀금속을 현금으로 바꾼 후 종적을 감춰버린 것. 수 십억 원의 투자금도 그와 함께 사라졌다. 피해자들은 전혀 그를 의심하지 못했다고. 그리고 그를 철석같이 믿었던 또다른 이유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조원이 잠적하자 투자자들은 그와 늘 다니던 스님을 공범으로 지목했다. 오랜 기간 한 절의 주지스님이었던 그는 속세로 내려갈 준비를 하던 중 평소 절의 신도였던 이조원으로부터 사업제의를 받았다고 했다.
동업을 시작한 두 사람은 3년 전 부부의 연을 맺고 동거까지 했다는데, 당시 스님은 투자자들에게 손해가 나면 본인이 가진 30억 원으로 변제를 해주겠다며 투자자들을 설득했다.
하지만 그는 이조원이 사라진 이후 자신도 피해자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통장에 들어있던 자신의 돈도 모두 그녀가 빼갔다는 것. 이조원의 행적을 뒤쫓던 제작진은 다른 지역에서도 그에게 같은 수법으로 사기 당한 피해자들이 있는 걸 알게됐다.
그리고 한 피해자가 이조원이 쓰던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다는 제보를 해왔다. 전화에는 이조원의 과거 사진이 그대로 담겨있었고, 놀랍게도 사진 속의 이조원은 무속인의 복장을 차려입고 굿을 하고 있었다.
과연 그의 진짜 정체는 무엇일지, 오는 3일 오후 8시 55분 방송되는 '궁금한 이야기Y'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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