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이 유약한 세자의 모습을 버리고 광기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7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에서는 무오사화로 광기를 폭발시키는 연산(김지석)의 모습이 조명되면서 몰입도를 높였다.
할아버지 세조에 대한 추문을 듣고 분개한 연산은 할아버지를 능멸하는 것은 왕인 자신에게 반기를 드는 역모라 여기며 반역의 흔적을 찾기 위해 판도라의 상자인 사초에 손을 뻗었다.
출세에 목말라했던 서자 출신 유자광은 조의제문(중국 초나라의 황제였던 의제가 신하였던 항우에게 죽임을 당한 것을 슬퍼하는 내용)을 문제 삼았다. 그는 세조가 단종을 죽이고 왕이 된 것을 비난한 글을 빌미삼아 세조에 대한 불충으로 몰아갔다.
기회를 놓치지 않는 간신과 광기에 사로잡힌 폭군이 만든 파장은 지독했다. 연산은 조의제문을 쓴 김종직의 관을 열어 목을 베라고 명령했다.
'역적'은 출생에 대한 자격지심으로 입신양명에 눈이 먼 인물과 그 욕망을 기민하게 이용하는 연산을 중심으로 무오사화를 새롭게 펼쳐냈다.
서자 출신인 실존 인물 유자광은 물론, 길동(윤균상)의 형 길현(심희섭) 역시 그 축이다. 증광시에 붙어 입궐한 길현은 씨종의 아들로 살 때는 느껴보지 못했던 감회에 사로잡혀 맹목적으로 연산에 충성했다.
긴 세월 잠재워둔 연산은 분노를 터뜨리며 폭주하기 시작했다. 무오사화로 절대 왕권을 거머쥔 연산의 폭정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만큼 앞으로의 전개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박홍규 기자 4067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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