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처음으로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 의원들의 질문 공세에 적극 방어했다.
30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종합감사는 '네이버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네이버 설립 이래 이 창업자가 국회에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국감에서 출석 요구를 받았을 때도 처음에는 유럽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했었다. 국회 과방위가 '합당한 사유가 아닌 불출석으로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분위기로 흐르자, 이 창업자는 27일 귀국해 종합국감에 참석했다.
이날 의원들은 "네이버가 독점 폐해를 일으키고 뉴스 조작을 일삼고 있다"며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이해진 창업자는 사실관계가 명백하게 드러난 축구연맹 관련 뉴스 조작에 대해서는 "사과한다"면서도 "(후속 대책은)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관련 임원이 깊이 있게 마련하고 있다"며 피해 갔다.
뉴스 공정성과 관련된 질의가 집중됐으나, 이 창업자는 네이버에서 글로벌 투자만 담당하고 있어 현안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네이버를 언론으로 보느냐"는 의원 질의에 이 창업자는 "뉴스 생산을 하지 않아 기존의 언론과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전통적인 언론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언론이라 생각하느냐'는 추가 질의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이 창업자는 뉴스 서비스 공정성과 관련해 "외부 기관에 더 많은 권한을 맡기겠다"고 시사했다. 그는 "외부 공격에 대한 위협이 없다면, 뉴스 서비스 알고리즘을 공개하는 것이 장기적으론 맞다고 본다"고 밝히면서 네이버 편집 책임을 강화하고 견제하는 뉴미디어 편집위원회 설립 검토도 언급했다.
이날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의원들은 "네이버가 언론 기능을 하면서도 언론으로서의 규제는 하나도 안 받는다"면서 "별도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는등의 집중 공세를 펼쳤다.
이에 반해 더불어민주당의 일부 의원은 "이해진 창업자가 죄인으로 이 자리에 나온 것도 아닌데 과도한 표현은 삼가달라"며 이 창업자를 두둔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편 국감 보이콧을 철회한 한국당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의 방송 장악으로 공영방송이 사망했다'는 항의 표시로 검은 정장과 넥타이 차림으로 국감장에 나타났다.
김정덕 기자 orikimj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