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숙박 O2O 선두주자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물러섬없는 공방을 주고받으며, 사건이 법정으로까지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두 업체는 경쟁사에 대한 악성댓글과 투자유치방해, DB 콘텐츠를 무단으로 추출하는 크롤링 문제로 경찰 수사 중이거나, 검찰 송치 됐다.
여기어때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자사의 온라인 뉴스를 모니터링하던 중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동일 아이디를 사용하는 독자가 자사의 기사마다 악의적인 댓글을 남긴 것을 포착한 것이다. 반면 야놀자에 대해서는 호의적인 댓글로 두둔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이를 수상히 여긴 여기어때는 지난 3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인지수사에 들어간 경찰은 악성댓글의 발원지가 야놀자인 것을 밝혀냈다.
2016년 7월 여기어때는 2차 투자 유치과정에서 자사의 투자유치를 방해하는 목적의 내용이 담긴 소위 찌라시라 불리는 증권가 정보지가 유포되는 정황을 발견했다. 해당 정보지는 경제매체와 벤처캐피털 업계에 유포됐다.
현재 해당 정보지의 제작자는 경찰 수사 중인것으로 알려졌다. 유포자는 야놀자의 호텔나우 인수에 관여한 회계사 성 모씨 외 여러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월 야놀자는 이 두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또 K 모 부대표와 퇴사한 J 모 홍보이사 등 주요임원들이 소환조사를 받았다. 전문 바이럴 대행사 M사도 이 건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여기어때의 한 담당자는 "전문 바이럴 대행사까지 섭외해 1년여간 작업한 것으로 보아 회사차원의 조직적인 음해 기획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야놀자의 담당자는 "댓글을 직원이 작성한 것은 맞다"고 시인한 뒤 "개인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알고있고 회사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또 "언론을 통해 조직적으로 (댓글을 작성)했다고 말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고발 할 예정"이라며 단호하게 말했다.
사건을 수사중인 영등포경찰서 사이버수사대 김봉석 팀장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압수수색을 한 것은 맞다"고 확인했다. 이어 "수사가 진행중이며 빠른시일내에 마무리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직적으로 악의적 댓글이 진행됐는지에 대해서는 "개인의 일탈인지 조직적인 것인지는 알수 없다"며 수사 내용에 대해서 "현재로서는 말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앞서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크롤링 문제로 스타트업 업계를 떠들석하게 만들었다.
여기어때는 경쟁사 야놀자의 DB에 무단으로 접근, 숙박정보 콘텐츠를 영업에 활용한 혐의로 조사를 받다가 지난 9월 기소의견으로 검찰 송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수진 야놀자 대표는 지난 3일 자신의 SNS를 통해 "2016년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간 숙박 관련 DB에 API 서버 크롤링으로 접근 시도가 있었음을 인지하고 경찰에 수사의뢰 했다. 그결과 여기어때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어 "경찰은 지난 9월 여기어때를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면서 "여기어때가 받는 혐의는 당사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시도, 저작권 침해, 업무방해 등 세가지다. 올바른 업계 생태계 조성을 위한 간절한 마음으로 이 건을 말씀드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여기어때 담당자는 "크롤링은 맞지만, 혐의가 확정 된 것은"아니라고 반박했다.
박철중 기자 cj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