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와 관련해 소방 수뇌부들이 중징계를 당했다
소방합동조사단은 11일 충북 제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사고시 신속한 초동 대응과 적정한 상황 판단으로 화재 진입과 인명구조에 최선을 다해 지휘해야 하는 지휘관들이 상황 수집과 전달에 소홀했다"고 밝혔다. 이어 "인명 구조 요청에도 즉각 반응하지 않은 부실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소방청은 이에 따라 이일 충북소방본부장을 직위해제했다. 또 김익수 소방본부 상황실장, 이상민 제천소방서장, 김종희 제천소방서 지휘조사팀장을 중징계 요구했다.
내외부 전문가 24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은 조사총괄, 현장대응, 예방제도, 상황관리, 장비운용 등 5개 반으로 나눠 17일간 현장감식과 대면조사 및 전문가 자문 등 화재 전반에 대해 조사를 진행해왔다.
조사단은 현장 소방 지휘관들이 건물 2층에 구조할 사람이 많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현장 대원들에게 전달하지 않고 특별한 지휘조치도 취하지 않는 등 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고 봤다.
제천소방서장은 가장 일반적인 방법인 비상구 진입이나 유리창 파괴 진입을 지시하지 않아 지휘 역량 부족을 드러냈고, 매일 무전 점검을 실시하지 않는 등 장비 점검도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소방당국의 대응에 문제가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소방대는 3층 창문에 매달린 사람을 구조하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소모한 결과 짧은 골든타임 동안 내부 진입을 시도하지 못했다. 소방청은 "지휘 측면의 너무도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평가했다.
조사단은 건물주가 배연창에 잠금장치를 해 두고 스프링클러 밸브를 잠가 놓는 등 소방시설 관리 법령을 위반한 점이 있어, 경찰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소방청은 "이번 참사는 한 가지 요인이 독립적으로 작용한 것이 아니라 여러 요인들이 서로 영향을 주면서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지휘관의 지휘역량 향상, 소방활동의 근원적인 환경과 여건 개선, 취약점을 내포한 건축물에 대한 제도적 장치 마련 등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 국민을 안심시키고 재발방지를 위한 범정부 차원의 협의를 관계부처와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겠다"고 했다.
김상록 기자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