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연희단거리패가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연희단거리패는 '성폭력 논란'에 휩싸인 이윤택 연극연출가가 예술감독을 맡아 이끌었던 극단이다.
김소희 연희단거리패 대표는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명륜동30 스튜디오에서 "연희단거리패를 오늘부로 해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그동안 이 연출의 성폭력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인정하면서 "그것이 성폭력이라는 인식을 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저희의 이런 인식이 엄청난 결과를 가져왔다"며 "이번 일은 용납할 수 없다고 생각해 단원들과 논의한 끝에 우리(연희단거리패)는 없어져야 한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극단 해체 이후에도 자체 진상조사를 통해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연희단거리패가) 앞으로만 달려와서 정작 안 식구(단원)의 생채기는 보지 못했다. 이 연출에 대한 법적 조치와 별개로 극단에서도 내부적으로 진상 조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연출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에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법적 책임을 포함해 그 어떤 벌도 받겠다"고 말했다.
이 전 감독의 성폭력 논란은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의 폭로로 촉발됐다. 김 대표는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0년 전 연극 '오구' 지방 공연 당시 이 전 감독으로부터 안마 요구를 받은 뒤 성추행을 당했다고 적었다.
김상록 기자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