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간호사 10명 중 4명이 일명 '태움(선배가 후배를 가르치며 영혼을 태울 때까지 질책하거나 폭언한다는 뜻의 속어)'으로 불리는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간호사 5명 중 1명은 병원 내에서 성희롱·성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간호협회는 보건복지부와 함께 지난해 12월부터 약 한 달간 간호사 727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권침해 실태조사' 1차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간호사의 40.9%는 '지난 1년간 직장에서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가해자는 직속 상관이나 프리셉터(Preceptor·신규 간호사를 교육하는 간호사)가 30.2%로 가장 많았다. 이어 동료간호사(27.1%), 간호부서장(13.3%), 의사(8.3%) 등이었다.
괴롭힘 방식은 고함과 폭언(1866건), 험담(1399건), 굴욕 및 비웃음(1324건) 순이었다. 설 연휴 기간 대형병원 한 간호사가 투신 사망을 한 것도 이런 태움 문화를 견디다 못한 것이란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년간 직장 내에서 성희롱 또는 성폭행을 당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간호사도 18.9%에 달했다. 피해 간호사들이 지목한 가해자는 환자(59.1%)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의사(21.9%), 환자 보호자(5.9%) 등의 순이었다.
온라인 이슈팀 iss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