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못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프로젝트는 다시 본궤도를 찾아가고 있다. 정밀안전진단에서 ‘양호’ 판정을 받아 보수·보강을 통해 건물의 구조적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한 점은 프로젝트의 가장 큰 불확실성을 해소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브랜드 반얀트리의 변함없는 신뢰와 국내 최고의 휴양 호텔을 만들겠다는 사업 관계사들의 확고한 의지가 프로젝트의 동력을 유지하는 핵심이다.
■정밀안전진단 결과 ‘양호’
프로젝트 재개의 가장 큰 관건이었던 안전 문제에 긍정적인 신호가 켜졌다. 지난 6월 화재 부위 철거를 시작으로 8월에 완료된 정밀안전진단에서는 외관 조사, 비파괴 검사 등 다양한 장비를 활용한 정밀 검사가 진행됐으며, 화재 영향을 받은 모든 부분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이뤄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콘크리트 강도, 철근 탐사, 강재 접합부 등 현장 조사 결과 ‘B등급’(양호) 판정이 나왔다. 이는 일부 보수·보강을 실시할 경우 건축물 구조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이러한 긍정적인 진단 결과는 새로운 시공사 선정에도 청신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쌍용건설이 본공사에 앞서 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미리 파악하고 공사비와 공사 기간 등을 측정하는 ‘프리콘’(Pre-construction)을 진행 중이다. 이후 신탁사 및 금융권과 견적 등을 협의한 뒤 복구와 마무리 공사를 맡을지 최종 검토할 예정이다.
현재 현장 내부는 고용노동부 통제 하에 작업 중지 부분 해제 승인을 받아 긴급 보수 및 점검 인력의 출입만 허용되고 있다. 안전 관리를 위해 24시간 보안 인력이 상주하며, 정기적인 안전 점검도 병행하고 있다. 상당 부분 진행된 조경 등 외부 시설은 잠시 관리가 중단됐지만, 수목과 식재는 대부분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시행사 측은 대수선 작업이 본격화하면 전체적인 현장 분위기를 개선해 신속한 정상화 이미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반얀트리 “브랜드 철수 없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로 글로벌 브랜드인 반얀트리도 영향을 우려해 브랜드 입점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시행사인 루펜티스(주)는 이러한 우려를 일축했다.
루펜티스 관계자는 “개장이 연기됐을 뿐, 반얀그룹은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을 끝까지 완공시켜 국내 최고의 럭셔리 휴양 호텔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의지는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았다. 이미 오스트리아 출신 총지배인이 지난해 11월부터 부임해 현재까지 개관 준비팀을 이끌고 있다. 일부 직원은 반얀트리 방콕, 푸켓, 랑코 등 해외 호텔에서 브랜드 시스템을 습득하는 등 실질적인 개관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반얀그룹이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루펜티스 관계자는 “기획 단계부터 반얀그룹이 모든 세부 사항에 깊이 관여하며 최고 수준의 브랜드 기준을 적용해 준비한 프로젝트”라며 “반얀그룹 역시 사업 정상화를 위해 운영 인력의 해외 파견 근무 지원, 개장 일정 조율 등 필요한 부분에 적극 협력하고 있다. 그만큼 성공적인 개장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고 전했다.
■세계 세 번째 ‘풀 시그니처’ 위상 유지
개장 지연에도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에 들어설 핵심 시설들의 구성과 위상에는 변함이 없다. 전 세계 최신 프로그램을 적용할 예정인 ‘반얀트리 스파’,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미슐랭 스타급 시그니처 타이 레스토랑 ‘샤프론’(Saffron), 세계 10대 루프톱바로 명성이 높은 ‘버티고’(Vertigo) 등 반얀트리의 3대 핵심 시그니처 시설이 모두 들어선다.
이 세 가지 시그니처 시설을 모두 보유한 반얀트리는 전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은 완공 시 세계에서 세 번째 ‘풀 시그니처’ 반얀트리 리조트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이는 단순한 숙박 시설을 넘어 부산을 대표하는 미식, 웰니스,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를 높이는 대목이다.
■수분양자 신뢰 회복은?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의 성공적인 부활을 위한 과제 중 하나는 700여 명에 달하는 수분양자(분양계약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이들은 반얀트리라는 브랜드 가치와 오시리아의 미래를 보고 투자를 결정했으나, 예기치 못한 공사 중단으로 현재까지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시행사 측은 자금 조달이 중단되는 등 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개장 연기로 피해를 본 수분양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체 숙소 제공이라는 자구책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개장 전까지 정회원과 지정회원이 국내 20여 곳, 해외 100여 곳의 5성급 호텔 및 리조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객실 사용료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루펜티스 관계자는 “일부 민원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정밀안전진단 결과와 시공사 선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수분양자들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