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며칠 대중들의 입방아에 자주 오르내리는 두 사람이 있다. 강용석과 김구라다. 강용석은 ‘불륜 스캔들’로, 김구라는 ‘18년 만의 협의 이혼’으로 연일 매스컴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두 사람은 종합편성채널 등 케이블TV를 지금의 자리로 격상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활약상과 기여도가 컸다. 이 뿐만이 아니다. 강용석과 김구라는 방송계 입문 당시, 비호감 이미지에서 점차 호감으로 바꿔 나갔다는 점도 비슷하다.
김구라는 브라운관 진출 이전 인터넷 방송에서의 욕설, 비하 발언이 논란돼 곤욕을 치렀다. 특히 브라운관 진출 이후에도 구설수에 오르며 한동안 모든 방송에 하차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당시 문제가 됐던 것은 연예인 비하 발언뿐만 아니라 위안부 비하 발언까지 이어졌다. 김구라는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자숙하며 위안부 할머니들을 찾아가 사과해야 했다.
강용석도 김구라와 마찬가지로 비호감으로부터 시작했다. 강용석은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의원직을 지냈다. 그는 2010년 7월 대학생과의 식사자리에서 “아나운서로 성공하기 위해선 다 줄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해 아나운서협회로부터 모욕죄로 고발당했다.
이 때문에 그는 비호감 정치인이 됐고, 총선에서도 초라하게 패배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그에게 변호사 품의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과태료 1000만원을 부과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되살아났다.
강용석은 2011년 tvN ‘화성인 바이러스’, 2012년 Mnet ‘슈퍼스타K4', tvN ’SNL코리아‘ 등에 출연하면서 망가지길 두려워하지 않는, 반성하는 모습으로 이미지를 점차 바꿔나갔다.
2013년 김구라와 함께 진행을 맡은 JTBC ‘썰전’에서는 이전의 비호감 이미지를 일부 바꾸는데 성공했다. 김구라와의 묘한 관계가 주는 ‘케미’가 결정적이었다.
지금껏 강용석은 '가해자‘ 이미지의 비호감으로 낙인돼 있었다. 하지만 독설가 김구라는 강용석을 ’피해자‘로 만들어 놓으며 그의 이미지를 변화시켰다. 김구라 또한 불편한 독설보다,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듯한 직설가로 점차 호감을 얻어갔다.
김구라와 강용석이 이미지 변화에는 ‘썰전’의 역할이 컸다. ‘썰전’은 여러 사회 이슈를 가지고 토론하는 프로그램인데, 두 사람은 적절한 독설과 비판으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그 결과의 끝은 미묘하게 달랐다. 강용석은 유명 파워블로거 A씨와의 불륜 스캔들이 퍼졌고,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썰전’을 비롯한 모든 프로그램에서 스스로 하차했다. 여론은 악화됐고, 사진 조작을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진실공방에서 밀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김구라의 이혼 소식도 전해졌다. 김구라의 아내가 지난 2013년 언니의 돈놀이 보증으로 빚을 9억 가까이 지게 됐다.
이후 아내는 이 사실을 김구라에게 알리지 않고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등 스스로 해결해보려했지만 17억까지 빚을 늘리기만 할 뿐이었다. 결국 아내의 언니는 잠적, 보증을 섰던 아내에게는 차압이 들어와 총 30억의 빚을 지게 됐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뒤 김구라는 이혼을 발표했다. 그러나 김구라에게는 비난 대신 위로의 박수가 던져졌다. 아내의 채무를 모두 자신이 갚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김구라는 ‘아내의 빚’ ‘협의 이혼’ 등 구설이 뒤따랐지만 출연 프로그램 스케줄을 무리 없이 소화해내고 있다.
시작은 비슷했지만, 강용석과 김구라는 각기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말’ 때문에 추락했다가 이미지를 바꿨지만 다시 ‘말’ 때문에 망한 강용석과 신중한 말 한마디로 호감의 이미지를 굳힌 김구라. 결국 두 사람을 살리고 죽인 데는 각자의 언행에서 시작된 셈이다. 강용석과 김구라의 '썰전2'가 향후 어떻게 전개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JTBC ‘썰전’ 방송 캡처
비에스투데이 유은영 기자 bstoda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