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 직을 마치고 10년만에 귀국한 반기문 전 사무총장이 정치권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12일 오후 5시 30분 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반 전 총장은 기자회견에 참석해 "우리 사회의 지도자는 남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와 희생정신이 필요하다"고 운을 뗐다.
반 전 총장은 "우리나라는 정권 교체가 아니라 정치 교체가 필요한 때"라면서 "유감스럽게도 정치권은 아직 광장의 민심이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자신들의 이해관계만 따지고 있다. 이는 개탄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10년 만에 돌아와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무겁고 가슴이 아프다"면서 "나라가 찢어지고 경제는 침체됐고, 사회는 부정으로 얼룩졌으며 젊은이들의 꿈이 꺾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 전 총장은 "총체적 난국이다. 민생이 흔들리는데, 발전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부의 양극화와 세대 간의 갈등을 끊어야 한다. 국민 대통합을 반드시 이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많은 분이 제게 권력 의지가 있느냐고 물어봤다"면서 "권력의지가 분열된 나라를 하나로 묶어서 세계 일류 국가로 만드는 것이라면 있다. 하지만 남을 헐뜯고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정권을 쟁취하겠다는 것이라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반 전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으로 국제적 경영과 식견을 우리나라를 위해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진중하게 성찰하고 고려해왔다"면서 "내일부터 다양한 의견을 들을 기회를 갖겠다. 겸허한 마음으로 사심 없는 결정을 하겠다.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튿날 국립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돌입한다.
김견희 기자 kh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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