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 2026-02-04 18:31:33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이 스프링캠프인 대만 타이난 아시아 태평양 국제야구센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위 작은 사진은 롯데가 영입한 NPB 선수 육성 전문가인 다카쓰 신고 어드바이저, 가네무라 사토루 투수 총괄 코치, 히사무라 히로시 스트렝스 코치(왼쪽부터). 롯데 자이언츠 제공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에는 ‘아픈 손가락’이 많다. 투수 윤성빈과 김진욱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프로 입단하던 해 1순위로 롯데에 지명됐다는 점과 특급 유명주였던 그들의 원인 모를 부진이다.
2017년 부산고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한 윤성빈은 197cm의 장신에다 시속 150km 후반대 강속구를 앞세워 롯데 10년 마운드를 책임질 ‘특급 유망주’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프로에서는 좀처럼 그의 잠재력이 터지지 않았다. 입단 후 1년동안은 어깨 통증으로 재활의 시간을 보냈고,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경기에 등판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후 그는 매년 투구폼 교정과 부상, 제구 난조 등의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1군은커녕 2군에서도 흔들렸다.
아픈 손가락으로 끝날 것 같았던 윤성빈은 지난해 프로 데뷔 9년 차에 살아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무려 6년 9개월 2일(2462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김진욱도 마찬가지다. 그는 2021년 2차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 롯데 지명을 받았다. 전체 1순위였다. 특급 유망주로 프로 무대 입성 전부터 기대를 받은 김진욱은 ‘고교 최동원상’도 받았다. 하지만 프로 무대 연착륙은 실패했다. 그는 데뷔 시즌 불펜 투수로 나서며 6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2022~2023시즌도 역시 6점 대로 부진했다. 2024시즌 5선발을 맡아 4승을 거두며 2025시즌도 개막 로테이션에 합류했지만, 이후 크게 흔들리며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특급 유망주들이 롯데에만 오면 부진하면서 롯데는 ‘유망주의 무덤’이란 오명을 썼다. 신인 육성 시스템의 문제점이 지적됐지만 별다른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그런 롯데에 변화가 감지된다. ‘투수 강국’인 일본프로야구의 육성 전문가들을 잇따라 영입하며 선수 육성에 진심을 보이고 있다. 롯데가 지난 3일 다카쓰 신고(57) 일본프로야구(NPB) 야쿠르트 스왈로스 전 감독을 스페셜 어드바이저로 선임한 것이 대표적이다.
다카쓰 전 감독은 한국 야구팬에게도 익숙한 인물이다. 야쿠르트 주전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그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거쳐 2008년 40세의 나이로 우리(현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18경기에만 등판했지만, 1승 8세이브 평균자책점 0.86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44세에 유니폼을 벗은 다카쓰 전 감독은 일본프로야구 통산 598경기 36승 46패 286세이브 평균자책점 3.20을 남기며 일본 야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이후 친정팀인 야쿠르트 투수코치와 2군 감독을 거쳐 2020년 1군 감독에 오른 그는 2021년 팀을 일본 시리즈 정상에 올렸다.
무엇보다 다카쓰 전 감독의 영입에 눈길의 가는 것은 그의 역할이다. 다카쓰 전 감독은 롯데 구단에서 선수 보다는 ‘구단 직원의 코치’로 일할 전망이다. 롯데는 최근들어 ‘선수 육성을 하려면 프런트가 전문성을 가져야 하고, 현장 프런트가 배워야 팀이 강해진다’고 여기고 있다. 일본의 투수 육성 시스템을 다카쓰 전 감독에게 배우고자 하는 것이다.
롯데는 다카쓰 전 감독 외에도 이번 겨울 가네무라 사토루(49) 투수 총괄 코치와 히사무라 히로시(54) 스트렝스 코치를 영입했다. 가네무라 코치는 지난해 한신 타이거스 1군 투수 코치로 팀 평균자책점을 일본 12개 구단 가운데 1위로 만드는 데 힘을 보탠 지도자다. 가네무라 코치는 현재 대만에서 동계 훈련 중인 롯데 선수단에서 투수를 집중적으로 육성 중이다.
히사무라 코치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피지컬 코디네이터로 오랜 기간 일했던 인물이다. 히사무라 코치는 요미우리에서 단순히 운동 능력 향상에만 힘쓴 게 아니라 구단 전체 육성 시스템을 설계하고 관리하는 일을 했다.
롯데 관계자는 어드바이저 영입에 대해 “선수들의 육성도 있지만, 구단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등의 프런트 역량 강화 일환에도 비중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