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 2025-12-10 18:34:40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전 장관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연합뉴스
통일교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금품 로비를 했다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진술이 공개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 커진다. 전 장관은 즉각 “전부 허위”라 반박했지만 구체적인 정황 진술이 연일 나오는 데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엄정 수사를 지시하면서 전 장관에 대한 수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 장관이 직접 진두지휘한 해양수도 부산 완성을 목전에 둔 이때 ‘통일교 리스크’가 뇌관으로 떠오르면서 장관직 수행은 물론 여권 내 부동의 유력 후보로 꼽히던 부산시장 출마도 영향을 받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 장관은 통일교의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라고 10일 해명 입장을 내놨다. 현재 전 장관은 제4차 UN해양총회 한국 유치를 위해 미국 출장 중이며 11일 오전 귀국한다.
전 장관은 이날 YTN과의 현지 인터뷰에서 “제가 이미 SNS를 통해 말씀드렸듯이 통일교로부터 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며 “개인적으로 매우 답답한 상황이지만, 귀국 후 국민들께 더 자세히 설명드릴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선을 다해서 소명하고 명백하게 허위 사실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밝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이 특검에서 2018~2019년 전재수 의원에게 현금 4000만 원과 까르띠에·불가리 시계를 전달했다고 진술한 사실이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전 장관은 즉각 “금품수수 의혹은 전부 허위이며 단 하나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정면 반박했다.
그러나 금품을 전달한 시점에 전 장관이 통일교 성지인 천정궁에 방문했고 통일교 현안에 협조하기로 했다는 윤 전 본부장 진술과 ‘한학자 특별 보고’에서 동시에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본부장은 특검에서 금품을 전달하자 전 장관이 “‘이런 거 받아도 되나’라고 말하며 받아 갔다”는 구체적인 전 장관의 발언도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장관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정황 진술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수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통일교에서 1억 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구속기소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범죄사실과 전 장관에게 제기되는 의혹은 유사한 구조를 띄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통령이 직접 여야 막론 의혹과 연루된 정치인 수사를 지시하면서 특검 수사 과정에서 이름 직접 거론된 전 장관도 수사를 거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전 장관은 2016년부터 2024년 총선까지 부산에서 연속으로 3선을 한 국회의원으로 이재명 정부에 들어 해수부 장관으로 발탁되고 여권 부동의 시장 후보로 꼽히는 등 전인미답 행보를 걸어왔다. 해수부 장관으로 해양수도 부산을 완성한 후 시장 선거 출마 시 현직인 박형준 부산시장과 양강 구도를 형성할 것이란 전망이 유력했다.
예상치 못한 악재가 발생하면서 전 장관의 향후 정치적 거취에 정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 장관에게는 해수부 장관직으로서도, 부산시장 후보로서도 분수령을 맞는 시점으로 공교롭게도 전 장관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이 보도된 9일 해수부는 부산 동구 IM빌딩 임시청사로 이사 작업을 시작했다. 해수부 장관으로 역량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이자 부산시장 후보로서 행정력과 실행력을 드러낼 계기가 될 해양수도 부산 완성 로드맵의 첫 단추를 꿰는 단계에서 수장인 전 장관의 악재가 터진 것이다.
해수부 이전이 정부 구상대로 차질없이 진행된다고 해도 전 장관이 수사선상에 오르는 이상, 해수부 장관직 수행과 부산시장 출마 계획에는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장관은 뉴욕에서 돌아오는 11일 오전 자신의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