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2026-02-20 12:16:09
박극제 부산공동어시장 전 대표. 부산공동어시장 제공
부산공동어시장에 수억 원대 손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극제 부산공동어시장 전 대표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11단독(정순열 판사)은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표에게 20일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박 전 대표는 부산공동어시장 대표 시절 생선 대금을 갚지 않은 중도매인 2명에 대한 지정 취소를 제때 하지 않아 법인에 6억 원 넘는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중도매인 2명이 결국 파산에 이르러 법인이 대신 손해를 떠안았다는 게 이유였다.
재판부는 검찰이 지정 취소 근거로 삼은 ‘위탁 판매 사업 요령’은 재량 사항일 뿐 강행 규정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특정 시점에 의무가 있었다고 해도 실제 손해가 발생했다거나 중도매인들에게 재산상 이익을 주려고 한 고의는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2023년 피고인에게 지정 취소를 할 의무가 있었는지, 중도매인이 이익을 얻은 게 맞는지, 어시장이 피해를 입은 것이 맞는지 증명이 필요하지만 검찰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사기관이 박 전 대표가 한 중도매인에게 7억 3000여만 원 상당 이익을 취하게 했다며 특별법상 배임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재산상 이득액도 많이 다르게 기재했다”며 “유죄로 인정되려면 중도매인 재산상 이익과 피해자 손해가 입증돼야 하는데 지정 취소를 하지 않았다고 해도 손해가 발생했는지 의문이 든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중도매인이 2억 6000만 원 정도를 어시장에 반환하기도 했다”며 “오히려 중도매인 지정 취소를 했다면 손해가 더 커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전 대표는 중도매인 지정 취소를 하지 않는 동안 담보를 추가로 제공하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했고, 추가 담보를 받은 뒤 입한 금액에 상응하는 정도만 거래를 허락했다”고 언급했다.
뒤이어 재판부는 “다른 중도매인도 법인에 손해를 가하면서까지 재산상 이익을 줄 동기가 없어 보인다”며 “다른 관계자들이 기본 한도를 초과한 미수금액이 약 3억 원 정도라 몇 년 안에 충분히 회수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수사기관에서 진술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법인이 손해를 입을 것을 알면서 부당 행위를 했다고 보긴 어렵다”며 모든 혐의를 무죄라고 판단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2019년 4월 취임 이후 미수금 현황을 보고 받았고, 당시 미수금이 약 17억 원에 이른 중도매인 A 씨 자격을 취소하지 않은 혐의를 받았다. A 씨 미수금은 최대 유예 기간을 넘긴 2021년 3월 약 21억 원에 이르렀지만, 박 전 대표는 중도매인 지정을 취소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박 전 대표가 같은 해 9월 A 씨에 대한 거래 정지 조치를 해제해 2023년 11월까지 A 씨가 3억 2000만 원 정도 재산상 이익을 얻게 했다고 봤다. 검찰은 또 중도매인 B 씨에 대한 지정을 취소하지 않아 B 씨가 3억 원 정도 이익을 얻었고, 어시장이 그만큼 손해를 봤다고 판단했다.
당시 부산공동어시장에선 중도매인이 보증금 명목의 ‘어대금’을 맡기면 물건을 사거나 외상을 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졌다. 중도매인이 생선을 사면 당일 어시장이 선사에 대금을 대신 지급하고, 15일 안에 정산하는 게 보편적이었다. 검찰은 중도매인이 대금을 내지 않으면 어시장 대표가 중도매인 자격을 취소할 수 있고, 최대 유예 기간 2년이 지나면 중도매인 지정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