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웅, 美 첫 상업용 ‘SMR 핵심 부품’ 뚫었다

빌 게이츠 설립 ‘테라파워’ 사업
작년 GE히타치 납품 이은 성과
원전 분야서 글로벌 경쟁력 확보
해상풍력·조선서도 성장 모멘텀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2026-06-17 00:00:00

부산 강서구 태웅 본사 전경. 태웅 제공 부산 강서구 태웅 본사 전경. 태웅 제공

부산의 글로벌 단조업체 태웅이 미국 첫 상업용 소형모듈원전(SMR)에 주기기 핵심 부품 계약을 따냈다. SMR 보조기기에 이어서 주기기 시장까지 진출하면서 해상풍력에 이어 원전 분야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디딤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태웅은 미국 SMR 전문기업 테라파워가 미국 와이오밍주에 건설 중인 4세대 비경수로형 SMR에 주기기 핵심 부품인 로테이팅 플러그를 납품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빌 게이츠가 설립한 SMR 기업 테라파워는 지난 3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케머러 1호기’의 건설 허가를 받고 본격 공사에 들어갔다. 미국 내 첫 상업용 SMR 건설사업이다. 테라파워는 총 8기 규모로 ‘케머러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태웅은 이번 수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원전 주기기 분야에서 실적을 보유하게 됐다. 앞서 지난해 미국·일본 합작사 GE히타치가 캐나다에 건설 중인 SMR 프로젝트에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보조기기 부품을 납품한 데 이은 성과다.

특히 테라파워의 SMR은 냉각재로 일반 물(경수)을 사용하는 기존 3.5세대와 달리 액체 나트륨을 쓰는 4세대 기술을 갖추고 있다. 액체 나트륨은 끓는점이 880도로 높아 기존 경수로형 원전보다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에 수주한 로테이팅 플러그는 액체 나트륨 공급을 조절하는 역할의 핵심 부품이다. 테라파워가 4세대 SMR에만 적용되는 고난도 기술 제품으로 태웅을 선택한 것은 기술력와 신뢰성을 동시에 인정한 결과라고 태웅 측은 설명했다.

태웅은 이번 수주로 실제 착공 단계에 접어든 글로벌 SMR 프로젝트 전체에 참여하면서 국내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경수로형 3.5세대와 비경수로형 4세대 레퍼런스를 모두 갖추게 됐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체코 국영기업 스코다JS에 사용후핵연료 저장·운반 용기인 캐스크를 납품하는 계약도 따냈다. 스코다JS의 향후 체코 원전 사업에도 공급자로 참여하기로 했다. 스코다JS는 체코 테믈린·두코바니 원전에 캐스크를 장기 공급해온 기업이다.

태웅은 이번 성과가 2010년부터 원전을 미래 먹거리라고 보고 기술개발과 설비 투자를 통해 차근차근 글로벌 공급망을 준비해온 결과라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500억 원을 투입해 원전용 보디셸(용기 몸통) 대량 생산이 가능한 링밀 설비를 구축하기도 했다.

기존 주력 분야인 해상풍력과 조선 분야에서도 성장 모멘텀이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에 더해 최근 정부가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국내 해상풍력 발전사업 투자를 발표하면서 이미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해상풍력용 대구경 플랜지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에너지 안보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국내 심해시추 프로젝트도 활기를 띠고 있다. 태웅은 미국 심해시추 전문기업의 미국 외 지역 유일한 소재 공급사로서, 심해시추 핵심부품을 생산하며 산업플랜트 분야에서도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갖추고 있다.

태웅 허욱 사장은 “이번 수주를 통해 2030년 SMR 상용화 본격화를 앞두고 국내외 시장에서 메인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내년에는 SMR 주기기의 고중량품 수주를 통해 원전 핵심소재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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