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국 기자 ksk@busan.com | 2026-06-15 21:00:00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이 15일 오후 부산시청 기자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 북항 야구장과 관련해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이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에게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두 사람이 각각 발의한 항만 관련 법안의 취지가 사실상 동일한 만큼 북항 돔구장 개발을 여야 협치 모델로 만들자는 제안이다. 이에 전 당선인도 간담회를 통해 협치에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북항 야구장이 새로 출범할 민선 9기 시정에서 협치 1호 사업으로 급부상했다.
15일 곽 의원은 〈부산일보〉에 “문체부가 하반기 돔구장 공모를 검토하는 만큼 지금부터 지역 차원의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 해양수산부, 지역구 국회의원실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조속히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 당선인도 이날 열린 첫 기자 간담회에서 협치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전 당선인은 “곽 의원 발의안과 내가 발의한 법안은 핵심 취지가 동일하다”며 “장관직에서 물러난 직후부터 관련 법안을 준비했고 항만공사도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고 말했다.
앞서 곽 의원과 전 당선인은 올해 초 각각 항만재개발법과 항만공사법 관련 개정안을 발의해 둔 상태다. 이 법안들은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두 법안 모두 항만공사가 토지를 조성해 공급하는 역할에 머무르는 현행 구조를 바꾸는 게 핵심이다. 다만, 곽 의원은 K팝 아레나를, 전 당선인은 연고 팀 야구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합의점은 충분한 상황이다. 전 당선인은 이날 간담회에서 단순히 야구장만으로 전용되는 돔구장이 아니라 복합개발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곽 의원실도 문체부의 ‘스포츠·공연 복합 돔구장’ 사업 선정을 추진하고 있다. 문체부는 K팝 공연을 위한 5만 석 규모의 공연장 공모 사업을 하반기 실시할 예정이다.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이 15일 오후 부산시청 기자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전 당선인과 곽 의원의 협치 의지도 강한 편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전 당선인은 “부산 시민이 시장으로는 나를 선택했지만 시의회는 여소야대 구조를 만들었다”며 “쉽지 않은 환경이지만 그것 역시 시민의 명령이니 반드시 협치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 의원도 빠르게 협의체를 꾸려 충분한 사업성 검토와 더불어 지역 사회의 공감대 형성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치의 시너지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전 당선인은 시장 선거에서는 승리했지만, 부산시의회는 여전히 국민의힘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전 당선인 입장에서는 공공 주도로 복합개발을 진행할 경우 항만공사와 더불어 여소야대의 시의회도 설득해야 한다. 여야 협치 협의체가 만들어지면 시의회 난관을 돌파할 동력이 생긴다.
곽 의원의 경우도 북항 개발은 단순히 동구의 의제에서 부산시의 핵심 현안으로 격상된다. 다음 총선을 앞두고 여당의 ‘PK 전략 자산’이 된 전 당선인의 발언력도 기대할 수 있다.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는 북항 랜드마크 부지 활용 방안을 둘러싸고 여야가 동시에 법 개정과 사업 추진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북항 개발이 부산 협치의 첫 시험무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전 당선인은 이날 간담회에서 인수위원회 진행 상황과 취임 후 시정 방향에 대해 밝혔다. 전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밝혔던 공약에 대해 시정 연속성과 예측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두 가지가 어긋나면 행정에 대한 시민의 신뢰가 무너진다는 설명이다. 퐁피두 분관 등 첨예한 사안에 대해서도 이해 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만나 해답을 찾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