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 | 2026-04-26 16:59:44
부산 최대 상권인 서면·전포의 젊은 유동인구와 범천·부암·개금 일대의 고령 원주민이 공존하는 부산진구는 세대·생활권이 교차하는 ‘부산의 축소판’으로 꼽힌다. 재개발·재건축에 따른 신흥 아파트 단지 유입까지 더해지며 유권자 구성이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상반된 강점을 앞세운 여야 후보의 정면 충돌로 압축된다.
국민의힘은 현역 프리미엄과 조직력을 앞세운 김영욱 구청장을, 더불어민주당은 민선 7기 구청장 출신이자 최고위원을 지낸 서은숙 전 구청장을 후보로 내세웠다. 이번 선거는 동갑내기인 이들의 세 번째 맞대결로, 부산에서 가장 주목받는 리턴 매치로 평가된다.
■“여야 후보 누구든 경제 살려달라”
지난 24일 오전 <부산일보> 취재진이 찾은 부산진구 부전시장은 아침부터 활기가 가득했다. 장을 보러 온 고객과 상인들 대부분은 고령층 시민이었다. 부전시장은 최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전재수 의원과 함께 방문하기도 했다. 부전시장 입구 건너편에는 박형준 부산시장 경선 캠프가 위치한다.
상인뿐만 아니라 주민들 모두 하나같이 ‘실효성 있는 경제 정책’과 ‘상권 활성화’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생선 가게를 운영하는 변호상(49) 씨도 “요새 경기가 많이 어려워 정치가 아닌 일을 열심히 하는 구청장을 뽑고 싶다”며 “국민의힘보다는 민주당이 서민 정책에 더 신경을 쓰는 것 같아 서은숙 후보를 뽑으려 한다”고 밝혔다.
반면 부전시장 노상에서 채소를 판매하는 김용순(71) 씨는 “구청장이 바뀌면 ‘전 구청장 흔적 지우기’에 빠져 구정이 더 혼란스러워질 것 같다”며 “부산진구는 4년간 평온했다고 생각한다. 김영욱 구청장이 재선해서 그동안 추진해 온 정책을 잘 마무리 지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영욱 “성과 입증, 검증된 행정”
국민의힘 김영욱 후보는 3선 부산시의원 출신의 현역 구청장으로, 지역 기반이 탄탄한 ‘지역 밀착형 정치인’으로 평가된다. 다른 부산 기초단체장들이 각종 악재와 사법 리스크 등으로 홍역을 치르는 와중에도 비교적 큰 잡음 없이 구정을 이끌어 왔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핵심 공약으로는 범천동 철도차량정비단 이전 적지에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을 제기했다. 부전역 복합환승센터 개발과 서면 상권 활성화도 핵심 공약이다. 역세권 개발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서면 1번가 자율상권구역 운영체계를 구축해 침체한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했다. 이밖에 부산진구 보건소 이전, 공공산후조리원 건립, 달빛어린이병원 지정 등으로 ‘아이 키우기 좋은 가족행복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 측은 재임 기간의 성과를 경쟁력으로 강조하고 있다. 김 후보는 “부산 내 출생아 수 1위와 4년 연속 인구 증가, 청년인구 비율 부산 1위, 부전역 KTX 정차 및 복합환승센터 건립을 촉구하는 40만 명 이상 범시민 서명운동을 이끌며 지역 숙원사업 해결 의지를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서은숙 “넓은 시야, 정책 추진 역량”
더불어민주당 서은숙 후보는 2018년 부산진구청장을 지냈다. 이후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를 맡았던 시기 최고위원을 지내며 중앙 정치 경험까지 쌓아 부산 민주당 내 중량감 있는 인사로 부상했다.
이번 선거에서 부산진구 발전 전략의 핵심으로 ‘서면 중심 황금벨트’ 조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서면과 가야, 전포, 부전, 동천, 철도기지창 일대를 하나의 축으로 연결해 개별 사업 단위가 아닌 도시 전체를 아우르는 재개발을 설계하겠다는 구상이다. 부전역 복합환승센터 조성과 역세권 활성화, 서면 글로벌 관광특구 지정, 가야 철도시설 이전 및 공공개발 등을 핵심 세부 사업으로 제시하고 있다.
청년 정책과 통합돌봄체계 구축도 강조했다. 창업 지원 체계 보완과 전세 사기 대응 등 주거 안정 정책, 철도기지창 개발을 통한 청년 일자리·주거 공간 조성을 약속했다. 서 후보는 “주민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한 친화력이 강점”이라며 “그동안의 정치 경험을 기반으로 더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한 정책 추진 역량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1승 1패…민심 바로미터 부산진구
두후보의 맞대결 전적은 1승 1패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서 후보가 50.1%를 얻으며 김 후보(39.4%)에게 이겼다. 2022년에는 김 후보가 62.2%를 얻으며 서 후보(37.8%)와의 재대결에서 승리했다.
부산진구는 보수층이 견고하지만, 선거 시기와 정권 흐름에 따라 민심이 움직이는 ‘바로미터’ 지역으로 꼽힌다. 다만 이전 선거 때와 비교해 바뀐 부분은 부산진구 내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고 여러 세대가 입주했다는 점이다. 유의 깊게 봐야 하는 곳은 초읍, 연지 양정 2동이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초읍·연지동과 전포동, 양정동 등에 들어선 대단지 아파트는 11개 단지 약 1만 세대에 달한다. 지난 3월 13~14일 부산CBS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부산진구 만 18세 이상 유권자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서은숙 전 구청장 42.3%, 김영욱 구청장 32.2%로 집계됐다. 그 외 인물은 7.0%, 없음 9.3%, 잘 모름 9.1%였다. 다만 지방선거 특유의 ‘줄투표’ 경향을 고려하면 부산시장 선거 판세가 기초단체장 선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크다. 이에 선거 막판까지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