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안보원’ 격상 앞둔 무역안보관리원, 정부 경영평가 ‘낙제점’

산업부 소관 7곳 중 유일한 C등급·꼴찌
계량 득점률 하락폭도 -13.2%P로 최대
4대 국제수출통제체제 개정안건 21건→13건↓
개인정보 관리점수 10.5점 급락, 공시 벌점 최다
판정(D+)·교육(D) 등 핵심사업 ‘낙제점’ 받아
역할 재정립 위한 자구노력·보완입법 등 필요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 2026-10-12 12:4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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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4~15일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산업단지 수출박람회(KICEF 2026)’에서 무역안보관리원이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무역안보 제도 안내와 현장 컨설팅을 진행했다. 무역안보관리원 홈페이지 사진 캡처 지난 9월 14~15일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산업단지 수출박람회(KICEF 2026)’에서 무역안보관리원이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무역안보 제도 안내와 현장 컨설팅을 진행했다. 무역안보관리원 홈페이지 사진 캡처
최수진 의원실 제공 최수진 의원실 제공

무역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산업안보원’으로의 확대 개편을 앞둔 무역안보관리원(KOSTI, 원장 서정민)이 높아진 위상과 역할에 비해 실제 경영실적은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의 무역분쟁,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기술패권 경쟁 심화로 국가 무역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무역안보관리원의 역할 재정립을 위한 고강도 자구 노력과 함께 보완 입법 등 대책이 요구된다.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서울 중구·성동구을)이 산업통상부로부터 제출받은 ‘2025년도 산업통상부 소관 기타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략물자 수출통제를 전담하는 무역안보관리원은 산업부 소관 기타공공기관 7곳 가운데 유일하게 C등급을 받아 최하위를 기록했다.

무역안보관리원은 경제·무역안보 전문기관으로서 △국제통상환경 변화에 따른 국내외 정책과 제재 동향을 분석해 정책당국과 기업에 제공하고 △수출품목(기술)의 안전거래를 선도하며 △다양한 교육·컨설팅을 서비스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무역안보 분야 전문인력 양성과 전문성 확보로 국가 경제안보 대응역량을 강화하고, 전략물자(물품·기술·SW) 분류 판정·관리의 고도화 및 효율화에 기여하는 것도 무역안보관리원의 역할이다.

무역안보관리원은 2024년 8월 법 개정을 통해 기존 ‘전략물자관리원’에서 현재의 명칭으로 새로 출범하며 정원 증원(70명→82명) 및 조직·기능 확대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평가 결과, 종합점수 66.85점으로 산업부 소관 기타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산하 7개 기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나머지 6곳은 A등급 4곳, B등급 2곳이다.

특히 계량지표 득점률은 전년 97.9%에서 84.7%로 13.2%포인트(P)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컸다. 또 전략기획·윤리경영·조직 및 인적자원관리·노사관계가 C등급, 보수 및 복리후생 D+, 핵심 업무인 전략물자 판정 서비스 D+, 교육홍보 사업은 D등급을 받았다. 평가단은 "확대된 무역안보 업무를 평가대상사업과 성과지표 체계에 충분히 편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국가 차원의 무역안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국제협력 및 정책연구 사업에서도 주도권 약화가 극명히 나타났다.


최수진 국회의원. 최수진 의원실 제공 최수진 국회의원. 최수진 의원실 제공

바세나르체제 등 4대 국제수출통제체제에 대한민국 대표로 제출한 통제기준 개정 안건은 기존 21건에서 13건으로 크게 감소했다. 같은 기간 미국이 14건에서 31건으로 안건 제출을 대폭 늘리며 대외 정책 리더십을 강화한 것과 대조적이다.

보안 민감 기관임에도 내부 관리 체계는 허점을 드러냈다.

기업의 기술정보를 다루는 기관 특성에도 불구하고 개인정보 관리수준 점수가 63.36점으로 전년(73.86점) 대비 10.5점이나 하락했다. 또한 경영공시 벌점은 9.1점으로 7개 기관 중 가장 많았고, 직무급제 도입은 노사 갈등으로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는 등 내부 경영체계 전반에 난맥상을 보였다.

기관 존립의 근간인 3대 핵심 사업(판정·교육·정책연구) 모두 D+~D 등급의 낙제점을 받은 가운데, 성과지표 설계의 부실함도 드러났다. 교육 성과지표의 경우 교육명령을 받은 기업 수(분자)가 0이면 교육받은 기업 수와 관계없이 무조건 100% 달성되는 기형적 구조로 설계돼 있었고, 국가R&D 전략기술 불법이전 방지 성과는 6년 연속 0건으로 “목표 도전성과 변별력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수진 의원은 “반도체·AI(인공지능)칩 불법수출과 첨단기술 유출을 막아야 할 핵심 기관이 기본업무 부실과 성과지표 왜곡으로 산업부 산하 경영평가 꼴찌라는 수치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무역안보관리원을 ‘산업안보원’으로 확대 개편하겠다고 밝힌 만큼, 몸집을 키우기 전에 판정·교육 등 본연의 기능과 정보보안 체계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조직 확대 및 예산 증액의 타당성을 전면 재검토하고, 기술유출 방지를 위한 실질적 입법 보완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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